[代를 잇는 家嶪] (9)엄태창 기타 ‥ 엄태창이 말하는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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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타를 만들려면 참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명기(名器)는 인고(忍苦)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선 태어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엄태창 사장(54)이 말하는 기타 제작의 요체는 '기다림'이다.
예컨대 접착제를 이용해 부품 하나를 본체에 붙였다면 해당 부위의 '뒤틀림' 현상이 끝날 때까지 며칠씩 기다린 뒤 다음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고급 연주가용 기타를 제작하는 데 8~12개월씩 걸리는 이유다.
이 같은 '기다림의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3~4년 뒤에 접합 등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엄 사장은 설명했다.
"기타를 만들다 보면 가끔은 꼼수를 부리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어차피 후유증이 생겨도 3~4년 뒤의 일인데 대충 만들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때마다 '엄태창이란 이름을 더럽힐 거냐'며 스스로를 다그칩니다."
엄태창 기타의 연간 생산량은 400대 수준.대부분은 40만~50만원짜리 일반 기타이며,400만~500만원에 달하는 연주가용 기타는 20대 정도 만든다.
연 매출은 3억원 안팎.엄 사장과 2명의 제자가 제작을 도맡고 있다.
밀려드는 주문량을 모두 소화하려면 생산능력을 3배가량 끌어올려야 하지만,기타의 질을 중시하는 엄 사장은 이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완벽주의자에 가까운 엄 사장이지만 1990년대 초반에 자신이 만든 기타 중에는 '부끄러운 작품'이 많다고 고백한다.
AS를 받기 위해 공방에 들어온 그 시절 기타를 보면 "왜 이렇게 만들었지?" 하며 얼굴이 화끈해지는 걸 느낄 정도라고.스스로 생각하기에 '기타다운 기타'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년 전인 1998년부터라는 게 엄 사장의 설명이다.
"사업을 막 확장하려던 차에 외환위기가 터지자 앞이 깜깜해지더군요.
자재상들은 '빚 갚으라'고 매일 역삼동 공방에 찾아오지,기타 수요는 줄어들지….힘든 걸 잊기 위해 새벽에 홀로 공방에 나가 기타 제작에만 매달렸어요.
그랬더니 예전 작품과는 다른 쓸 만한 기타들이 나와 호평을 받고 곧바로 팔려나갔죠."
엄 사장이 말하는 '좋은 기타'란 어떤 것일까.
"비싼 기타를 친다고 '비싼 소리'가 나지는 않습니다.
아마추어 연주자는 아무리 비싼 기타를 가져도 그 안에 잠재된 기능을 끄집어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비싼 기타인데 왜 이런 소리밖에 안 나지' 하면서 스트레스만 쌓일 뿐이에요.
좋은 기타란 '내 수준에 맞는 기타'이자 '나와 궁합이 맞는 기타'라고 생각합니다."
명기(名器)는 인고(忍苦)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선 태어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엄태창 사장(54)이 말하는 기타 제작의 요체는 '기다림'이다.
예컨대 접착제를 이용해 부품 하나를 본체에 붙였다면 해당 부위의 '뒤틀림' 현상이 끝날 때까지 며칠씩 기다린 뒤 다음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고급 연주가용 기타를 제작하는 데 8~12개월씩 걸리는 이유다.
이 같은 '기다림의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3~4년 뒤에 접합 등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엄 사장은 설명했다.
"기타를 만들다 보면 가끔은 꼼수를 부리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어차피 후유증이 생겨도 3~4년 뒤의 일인데 대충 만들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때마다 '엄태창이란 이름을 더럽힐 거냐'며 스스로를 다그칩니다."
엄태창 기타의 연간 생산량은 400대 수준.대부분은 40만~50만원짜리 일반 기타이며,400만~500만원에 달하는 연주가용 기타는 20대 정도 만든다.
연 매출은 3억원 안팎.엄 사장과 2명의 제자가 제작을 도맡고 있다.
밀려드는 주문량을 모두 소화하려면 생산능력을 3배가량 끌어올려야 하지만,기타의 질을 중시하는 엄 사장은 이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완벽주의자에 가까운 엄 사장이지만 1990년대 초반에 자신이 만든 기타 중에는 '부끄러운 작품'이 많다고 고백한다.
AS를 받기 위해 공방에 들어온 그 시절 기타를 보면 "왜 이렇게 만들었지?" 하며 얼굴이 화끈해지는 걸 느낄 정도라고.스스로 생각하기에 '기타다운 기타'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년 전인 1998년부터라는 게 엄 사장의 설명이다.
"사업을 막 확장하려던 차에 외환위기가 터지자 앞이 깜깜해지더군요.
자재상들은 '빚 갚으라'고 매일 역삼동 공방에 찾아오지,기타 수요는 줄어들지….힘든 걸 잊기 위해 새벽에 홀로 공방에 나가 기타 제작에만 매달렸어요.
그랬더니 예전 작품과는 다른 쓸 만한 기타들이 나와 호평을 받고 곧바로 팔려나갔죠."
엄 사장이 말하는 '좋은 기타'란 어떤 것일까.
"비싼 기타를 친다고 '비싼 소리'가 나지는 않습니다.
아마추어 연주자는 아무리 비싼 기타를 가져도 그 안에 잠재된 기능을 끄집어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비싼 기타인데 왜 이런 소리밖에 안 나지' 하면서 스트레스만 쌓일 뿐이에요.
좋은 기타란 '내 수준에 맞는 기타'이자 '나와 궁합이 맞는 기타'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