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바람의 영향으로 헬스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거나 골프 배드민턴 야구 등을 즐기다 어깨가 손상돼 병원을 찾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반면 과거처럼 육체노동을 하다 어깨를 다친 사람은 현저히 줄었다.

어깨관절은 3개의 뼈와 4개의 힘줄이 느슨하게 연결돼 있어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

그만큼 고장나는 일도 잦다.

그런데 어깨 통증을 느끼는 사람의 상당수가 치료하지 않고 놔두거나 오십견 정도로 여기다가 병을 키우는 우를 범하고 있다.

단순한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 또는 동결견)인지,아니면 회전근개(어깨힘줄) 파열이나 석회성 건염인지 구분해 차별화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오십견=어깨가 아프다가 차츰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못한다.

잠 잘 때 통증이 심해진다.

주로 50대에 많다고 해서 오십견이라고 이름이 붙여졌으나 최근엔 장시간 컴퓨터 사용，과로로 인한 면역력 저하，당뇨병，운동부족 등으로 인해 20~30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정확한 원인은 모르나 어깨관절이 노화돼 연부조직에 염증,퇴행성 변화,혈관 재생 등이 거듭되면서 관절이 굳어지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6∼18개월 지나면 저절로 좋아진다.

물리치료나 운동치료로 통증을 덜어주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회전근개 파열=팔을 올리고 내리고 돌리는 역할을 하는 어깨의 4개 힘줄 중 하나라도 끊어지거나 손상된 경우다.

어깨를 처마처럼 덮고 있는 견봉이 휘어져 있거나 견봉 뼈가 고드름처럼 자라면서 견봉 아래에 있는 어깨힘줄과 계속적으로 마찰하면 '견관절 충돌증후군'으로 따로 부른다.

이들 어깨질환은 어깨를 움직이는 힘줄이 반복되는 충격이나 마모에 의해 찢어지며 생긴다.

예컨대 해머질처럼 어깨에 무리를 주는 노동을 30대 넘어서도 지속한다면 힘줄 파열 위험이 높아진다.

어깨힘줄이 파열되면 초기에는 팔을 위로 들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완화된다.

그렇다고 방치하면 나중에 더 심한 통증에 시달리게 된다.

오십견은 어깨가 굳어져서 아무리 팔을 올리려 해도 올라가지 않고 통증만 심해지는 반면 회전근개 파열은 아프기는 해도 억지로 아픈 팔을 올리면 올라가고 특정 동작에서 극심한 어깨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회전근개 파열은 오십견처럼 방치하거나 물리치료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

장기간 놔두면 어깨의 근육조직이 지방조직으로 변해 수술을 해도 힘줄이 또다시 찢어지기 쉬운 상태가 된다.

따라서 회전근개 파열은 회전근개가 손상되고 찢어진 부분을 수술로 봉합해야 완치된다.

최근에는 수술 부위를 절개하지 않고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피부에 5∼8㎜ 정도의 구멍을 뚫은 뒤 수술도구를 관절 내에 집어넣어 간편하게 치료하고 있다.

수술 후에는 물리치료로 관절이 굳어지는 것을 막는다.

◆석회성 건염=어깨힘줄이나 그 주위 점액낭에 석회가 생겨 발병하는 것으로 어깨를 움직일 때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요로결석이나 담석처럼 어깨관절에도 돌이 생긴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관절을 보호하는 점액낭의 기능이 떨어지고 어깨힘줄의 퇴행성 변화로 혈류가 감소돼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는 석회의 크기가 작으면 휴식과 2주간의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로 염증만 줄여도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하면 관절경으로 어깨힘줄의 석회를 제거하고 염증 부위를 절제함으로써 치료한다.

최근에는 요로결석을 깨듯 석회를 부수는 충격파 치료가 보편화됐다.

통상 전체 어깨통증의 10%가량은 수술이 필요한데 비(非)수술적 치료는 특별한 게 없었다.

하지만 2001년 국내에 도입된 충격파 치료를 사용하면 석회성 건염은 물론 오십견,회전근개 파열 등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관절ㆍ척추전문인 연세사랑병원 오십견센터의 성창훈(강남)ㆍ김성훈(부천) 소장팀은 2006년 10월부터 16개월 동안 수술할 필요가 없는 이들 어깨질환 환자 500명을 체외충격파로 치료한 결과 약 70% 이상에서 통증 완화 및 기능회복 효과가 나타났다고 지난해 캐나다 국제학회에 보고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