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2008년 신규 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 4.8%가량 늘어난다.

전년보다 채용 인원이 늘어나는 것은 2005년 이후 3년 만이다.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으로 기업들이 신규 투자를 확대키로 하면서 인력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 중인 1005개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인력 신규 채용 규모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연내 신규 채용 계획을 묻는 질문에 '계획이 있거나 이미 채용했다'고 응답한 기업이 전체의 53.4%를 차지했다.

'채용 계획이 없다'는 기업은 10.7%였으며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기업은 35.9%로 나타났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해 보면 '계획 있음'과 '미결정'은 각각 6.6%포인트와 5.0%포인트 증가한 반면 '계획 없음'은 11.6%포인트 감소했다.

채용 계획이 있는 기업들의 52.4%는 새로 직원을 뽑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결원 충원'이라고 답했다.

'신규 투자 증가(22.0%)'와 '생산 가동률 증가(18.7%)' 등이 뒤를 이었다.

주요 대기업, 20~40% 늘린다

기업들의 채용 규모는 업종과 기업 규모에 따라 뚜렷이 구분됐다.

제조업 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10.9%가량 늘어난 반면 비제조업은 9.1% 줄어들었다.

대기업이 10% 채용을 늘리기로 하면서 '일자리 창출'을 주도한 반면 중소기업들은 17.2% 줄일 예정이다.

경총 관계자는 "신규 투자 확대가 제조업.대기업 위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은 올해 상반기에만 신입사원 4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80명)보다 선발 인원이 2배 이상 늘어났다.

인수 합병으로 그룹 규모를 키우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해보다 33.3% 증가한 400명을 뽑는다.

한화그룹과 두산그룹도 지난해보다 각각 36.4%와 20% 많은 1500명과 132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올해 채용 규모를 확정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6850명과 엇비슷한 7000명가량의 신입 사원을 선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1000명),롯데그룹(1300명),포스코(240명) 등은 지난해와 동일한 규모로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아직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으며 현대중공업도 상반기 중 250~300명을 뽑는다는 계획만 세운 상태다.

◆신입사원,정규직 모집 급증

올해 구직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채용의 질'이 높아졌다는 것.기업들 대부분이 정규직,신입사원을 중심으로 신규 채용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올해 채용 인원 중 86.8%는 정규직,13.2%는 비정규직이다.

새로 채용하는 사원 중 신입의 비중은 74.5%.지난해 63.5%에 비해 11.0%포인트 늘어났다.

기업들이 조직 규모를 늘리면서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은 경력사원보다 신입사원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송형석/장창민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