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현대차 영업이익의 절반 웃돌아

현대.기아자동차가 국제원자재값 급등으로 인한 원가부담이 1조원 넘게 급증,안정적 이익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이 같은 원가상승 규모는 지난해 현대차 영업이익(1조8000억원)의 절반을 웃돈다.

현대차 관계자는 15일 "유연탄 철광석 고무 나프타 등 원자재값 급등이 강판과 주물,합성수지를 비롯한 각종 부품.소재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원가부담 증가분이 이미 조 단위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용 절감과 생산효율 개선 등을 통해 최대한 충격을 흡수하고 있지만 자동차에 들어가는 2만여개 부품값이 거의 모두 뛰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환차익 효과는 많아 봐야 2000억∼3000억원 수준을 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당초 900원으로 잡은 원.달러 평균환율이 970∼990원대로 오르면서 다소간 완충 역할을 하고 있지만,가파른 제조원가 상승폭을 완전 상쇄하기 힘들고 향후 환율 흐름을 예단하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앞서 한화증권은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의 철강값 인상으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원가부담이 각각 7311억원과 3593억원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보통 자동차 1대에는 1t의 냉연강판이 필요한데 올 들어 냉연강판 가격인상폭(60만원→78만5000원)만 벌써 18만5000원에 달한다.

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능력(300만대)을 감안해 단순 계산하면 여기서만 6000억원 가까운 원가부담이 늘었다.

현대.기아차는 원자재발(發) 원가급등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뾰족한 수를 찾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