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LCD산업은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 등으로 혹독한 시련의 계절을 보냈다. 올해 들어 증가하고 있는 설비투자가 오는 2009년 업황을 대폭 악화시킬 것이라는 점과 최근 나타나고 있는 북미 지역의 경기 둔화가 전 세계 LCD패널 수요 증가를 저해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LCD산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었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 속에서도 전방 산업의 투자 증가 등을 매출 증가로 이끌어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목을 받는 기업이 있다. 액정표시장치(TFT-LCD)용 고집적 세정장비(HDC)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DMS가 바로 그 기업이다.

2008년 국내 LCD패널 제조사들의 설비 투자는 전년대비 66.2% 증가한 6조원, 해외 LCD패널업체들의 투자는 76.5%늘어난 8조5000억원으로 전망되고 있어 DMS의 매출 증가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방산업의 투자 증가와 고객 기반 확대로 올해 국내 매출과 해외 매출이 동반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고객 다변화..안정적 매출처 확보

LCD투자의 비수기였던 2007년 DMS는 국내외 LCD와 PDP패널 제조 3개사를 신규 고객으로 확보함으로써 전세계 33개 LCD 패널 제조업체 중 절반 이상인 17개 LCD 패널 제조사와 공급계약 실적을 확보했다. 또한 2008년 2월 삼성전자에 주력 제품인 세정 장비를 공급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일본의 샤프를 제외한 전세계 모든 LCD패널 업체에 대한 양산 라인 공급 실적을 보유하게 됐다. 이처럼 모든 글로벌 LCD패널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어 개별 패널업체의 신규투자가 발생할 경우, 대부분 DMS의 수주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에는 국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대만의 AUO, CMO의 8G 투자가 진행될 예정인데 이와 관련해 DMS는 92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가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DMS는 이달 초 LG디스플레이에 249억원어치의 LCD제조용 공정 장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에도 LG디스플레이와 177억1000만원 규모의 TFT-LCD 제조용 공정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주 계약이 잇따르고 있다.

이같은 고객군 다변화로 2007년 해외 매출은 68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0.6%를 차지했으며 2008년 수출은 941억원으로 작년 대비 37.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3월 LCD패널업체들이 신규투자 이외에 기존 라인에 대해 보완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하고 2008년 DMS의 LCD장비 수주규모 예상액을 기존 1746억원에서 2019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세계 1위 HDC 경쟁력 증대

현재 DMS 매출의 60%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HDC(High Density Cleaning)의 경우, 전세계 Wet Cleaner시장에서 약 35%의 높은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주력제품인 HDC장비의 경쟁력은 LCD용 유리 기판 세대가 진화할수록 강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HDC는 증착 장비인 Sputter와 CVD장비의 앞단에 부착할 수 있는 도킹타입(Docking Type)의 세정 장비로, 세정 후 대기 중의 노출없이 바로 증착 공정으로 유리기판을 이송할 수 있다. 때문에 대기중의 노출을 거쳐야 하는 기존 세정 장비에 비해 수율 향상에 뚜렷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 DMS는 HDC에서 확보한 기술을 스트립퍼(Stripper)에도 적용해 클린룸 면적 감소의 효과가 큰 HDS(High Density Stripper)도 생산 중이며 HDS의 매출 비중도 2006년 23%에서 2007년 27%로 증가하는 추세다.

주력 제품인 HCD의 경쟁력 증가로 올해 수익성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8년 LCD 장비 중 신제품이라 할 수 있는 8세대 제품의 매출 비중이 작년 0%에서 2008년 46.9%로 증가함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2007년 4.6%에서 17.8%로 증가할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매출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HDC의 매출은 1046억원으로 전년대비 124% 증가를 예상했으며 매출 비중은 전년대비 3.2%포인트 증가한 54.3%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환율 변동..기회와 위험 사이

이처럼 전방산업의 호조와 수익처 다변화로 올해 호실적이 기대되고 있지만 과거 엔화 약세를 대비해 체결한 7종류의 통화옵션계약이 최근 우려를 낳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등과 맺은 통화옵션 계약에 따라 3월말 엔화환율 엔화당 10원을 가정할 때 대략 300억원의 환산손실이 발생하고 매출채권(60억엔)에 대해서는 100억원의 환산이익이 발생해 합계로는 200억원 가량의 외화관련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문현식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통화옵션계약이 결과적으로 큰 손실을 가져오고 환율상승에 대한 수혜도 반감시켰지만 작년 말 기준 60억엔의 매출채권을 보유하고 있었고 올해 예상되는 엔화매출이 100억엔 이상이라는 점에서 외환 헷지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문 연구원은 "물론 200억원이라는 분기손실은 부담스럽지만 엔화상승에 따른 영업이익 호전과 세금효과를 감안할 경우 실제 연간순이익의 감소는 기존 예상치 대비 60억원으로 추정되며 단기 급등한 환율이 안정될 경우 손실액은 더욱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