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노조 또… 버릇처럼 '특근거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이어 아산공장 노사도 특근 거부로 갈등을 빚고 있다.

이 회사 아산공장 노조는 주말인 12,13일 예정돼있던 특근을 거부키로 결정,회사측에 통보했다.

회사측이 특근시 잉여인력을 제외한 필수인원만 배치하고,현장 기초질서를 지키도록 요구하는 등 5개항목의 '생산성 향상안'을 내놓은 것이 노동강도를 높이려는 처사라며 실력행사에 나선 것.

아산공장은 NF쏘나타와 그랜저TG 등 국내 최고 인기 차량을 생산하는 곳이서 일감을 더 달라며 지난 주말 작업을 거부했던 울산1공장과는 사정이 다르다.

특히 아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쏘나타는 올해 1분기에도 베스트셀링 카에 오르는 등 현대차의 '효자상품'이어서 더욱 파장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생산성 향상안'에 반발

사측이 협의를 요청하며 최근 노조에 보낸 생산성 향상방안은 점심.퇴근시간을 준수하는 등 기초질서를 지켜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근로자들이 점심이나 퇴근시간 5~10분 전 작업을 미리 종료하고 서둘러 자리를 뜨는 관례를 깨자는 것이다.

이와 함께 휴일 특근 때 여유인력을 줄이자는 안도 포함됐다.

예컨대 생산 라인당 10명의 근로자가 필요한 작업장에서 지금처럼 12명씩 두면 인력 낭비라는 것.

회사 비용으로 정기적으로 보내고 있는 해외여행 대상자도 노조와 사측이 반반씩 선발하자는 안도 제시했다.

사측은 생산성 향상에 모범을 보인 사원들을 우선 지원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노조 집행부가 집회참석 횟수 등을 감안해 대상자를 전원 선정해 왔다.

생산물량을 시장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용하자는 요청도 했다.

예컨대 쏘나타 판매가 감소하는 대신 그랜저 판매가 늘어날 경우,쏘나타 대신 그랜저 생산라인을 추가할 수 있도록 노조가 협조해 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임금협상을 앞둔 시점에서 갑자기 이 문제를 꺼낸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사측이 협의안을 전면 철회할 때까지 특근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車 노조 또… 버릇처럼 '특근거부'
◆제재수단 없는 게 빌미 제공

현대차 노조의 특근 거부는 이제 일상화되는 분위기다.

'생산성 향상안'을 이유로 특근 거부를 선언한 아산공장과 달리,울산3공장은 신차 생산물량을 더 달라며 지난 5,6일 특근을 거부했다.

현재 i30,아반떼 등을 전담 생산하고 있어 일감이 많지만,언제 생산량이 줄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단 일감을 많이 확보해 놓겠다는 것이다.

울산1공장 노조 역시 "휴일 특근과 잔업을 보장하라"며 지난달 초 작업을 거부했다.

하루 특근 수당은 20여만원에 달한다.

노조가 이처럼 특근 거부를 통해 사측을 압박하고 있는 것은 '특근 거부' 자체가 법적 제재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근 거부로 생산차질이 심각하지만,적절한 대응방안이 없다는 얘기다.

중앙노조 차원에서 해결하는 것도 쉽지 않다.

개별공장마다 노조 대의원 선거가 따로 열리는 탓이다.

울산 현대차 중앙노조 관계자는 "개별공장 일엔 중앙노조 역시 간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윤여철 현대차 사장과 윤해모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장을 비롯한 노사 대표 34명은 11일 울산공장에서 공장간 생산물량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물량조정 노사공동위원회'를 열었다.

이날 노사는 서로의 입창차만 확인하고,오는 17일께 다시 모여 재협의키로 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