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지역의 집값 급등으로 부동산시장 불안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특정 지역의 주택가격 거품이 전국 단위로 파급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이성태 한은 총재가 '경기 둔화' 가능성을 강하게 언급하며 금리 인하를 모색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분석은 최근 부동산 시장 불안이 금리 인하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한은은 11일 '주택가격 추이와 지역 간 파급 여부 분석' 보고서에서 "1980년대 중반 이후 세 차례에 걸친 주택가격 급등기에 주택가격의 지역 간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지역 간 파급에 의해 전국적인 거품이 형성됐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1987년 9월~1991년 11월은 영남권에서,2001년 3월~2004년 7월은 수도권과 충청권에서,2005년 6월~2007년 12월은 수도권에서 각각 상승폭이 컸다"며 "첫 상승기에는 전국에 걸쳐 비교적 시차를 두고 주택가격이 상승했으나 두 번째와 세 번째 상승기에는 국지적인 현상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석은 물가와 경기 사이에서 고민해온 한은이 경기부양 쪽으로 통화정책의 초점을 맞춰가는 분위기에서 금리 인하 전망에 한층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한은 입장에선 금리 인하로 시중 유동성이 증가하더라도 부동산 거품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성태 총재도 전날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유동성 증가와 강북지역 아파트 강세와는 연결고리를 찾기가 어렵다"며 "통화정책을 하는데 부동산을 의미있는 정보로 고려해야 하지만 부동산이 통화정책의 주된 목표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