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국내 증시는 변동성이 다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굵직한 국내외 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는데다 이번주 후반부터 1분기 어닝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떄문.

일단 다음주엔 미국의 3월 소매판매(14일)와 생산자물가, 4월 엠파이어제조업지수(15일), 주택시장 심리지표인 NAHB지수, 소비자물가지수(16일), 베이지북 및 경기선행지수(17일) 등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15일엔 중국의 1분기 GDP와 물가지표,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 중국 거시지표들도 쏟아질 전망이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미국의 주택시장 안정이 경제 및 증시 안정의 최우선 요인이라는 점에서 이 중 가장 주목되는 지표는 중국의 성장률과 물가 그리고 미국의 주택관련 지표다.

또한 기업들의 실적 발표 결과에도 시장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인텔이나 노키아, 산디스크 등 대형 IT주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고, 와초비아, 씨티그룹, 메릴린치 등 신용위기의 주요 공범들이 대거 1분기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어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고조될 수 있다.

금융주들의 1분기 실적 전망이 여전히 하향 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탓에 시장이 또다시 충격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경우 1분기 주당순익(EPS) 전망치가 지난달 말 기존 추정치 대비 6%와 42% 하향 조정됐다. 씨티그룹과 메릴린치는 적자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美 금융주들의 실적 발표가 글로벌 증시 반등의 복병으로 작용할지 지켜봐야할 일이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글로벌 악재에 대한 내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고 조언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지난 8일 IMF가 세계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이번 신용위기에 따른 금융기관의 손실액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것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지만 심리 지표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신용위험을 나타내는 지표인 신용스프레드나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 지표 등이 오히려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소개.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서브프라임 손실 추정액 기발표 등으로 미국발 신용위기는 정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악재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민감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승 탄력은 약해질 수 있지만 추가 상승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지난 3월 중순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그랬듯 금융주들의 1분기 실적이 전망치를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 경우 금융기관들의 실적 발표가 국내 증시에 오히려 우호적인 작용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지난번처럼 지레 겁을 먹고 도망갈 필요는 없다고 조언.

SK증권 역시 돌다리를 두들겨볼 필요는 있지만 국내 증시가 순환매의 중심부를 지나고 있고, 선두업종의 상승 모멘텀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비관적인 시각은 필요치 않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