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선에서 여야 경제통 의원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맞수간 정책 대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나라당에는 이한구(3선) 임태희(3선) 이종구 의원(재선),통합민주당에는 김진표(재선) 강봉균(3선) 홍재형 의원(3선)이 포진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과반의석 확보를 계기로 경제개혁법안을 쏟아낼 계획인 반면 통합민주당은 여당 시절 만든 법안들을 최대한 지켜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양측 경제통들의 논리싸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경제 살리기가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야당에서 발목을 잡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혀온 그가 야당 공세에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주목된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비서실장을 맡았던 임태희 의원은 재경부에서 예산 및 산업 정책을 담당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 규제 완화 및 정부 예산 감축에 주력할 전망이다. 재경부에서 금융정책국장을 지낸 이종구 의원도 금산분리 완화와 국영은행 민영화 등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켈로그 경영대학원(MBA) 출신인 만큼 국제감각도 갖췄다는 평가다.

그러나 민주당 경제통들이 쉽사리 법안을 양보할 것 같지는 않다. 김진표,강봉균,홍재형 의원 등은 재경부장관이나 경제부총리를 지내며 모피아 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온 거물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행정과 입법기관을 두루 거치며 현행 경제법안들을 만들고 집행한 경험이 있는 만큼 여당 정책에 대한 반대 논리 제기로 한나라당을 곤혹스럽게 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김진표 의원은 "반대할 것은 반대하고 협조할 것은 협조할 방침"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양측은 벌써부터 경제 정책을 놓고 대치하고 있다. 법인세 및 소득세,금산분리,출자총액제한제도,수도권 규제,부동산 규제 등 한나라당이 손대려 하는 현안들은 대부분 구 여권이 만든 정책이나 규제들이다.

김홍열/강동균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