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역에서 식량난이 가중되면서 일부 지역의 ㎏당 쌀 값이 2천원을 넘어섰고, 옥수수 값도 1천원에 이르는 등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대북 인권 단체인 좋은벗들이 10일 전했다.

이 단체는 주간 소식지인 '오늘의 북한소식' 제119호에서 평안남도 남포에서 지난달 말 쌀 1㎏이 2천50원에 거래돼 북한 최초로 2천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북한에서는 지난해 8월 폭우 피해로 함경남도 함흥에서 쌀 가격이 한때 ㎏당 2천원까지 올랐었다.

평양에서도 ㎏당 쌀 값이 지난 2월 1천400원대에서 지난달 초순 1천600원, 하순 1천800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평안남도 평성과 황해남도 사리원, 함흥과 강원도 원산에서도 1천9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소식지는 보도했다.

옥수수 가격도 남포에서 1천50원, 평양.청진에서는 1천원 등으로 1천원대를 넘어섰으며, 평성과 함흥에서 950원, 사리원과 원산에서 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소식지는 "내각에서는 작년 수확량을 220만t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는 "2006년에 비해 15% 정도 감소한 것"이라면서 그 결과 평양에서도 4월부터 식량배급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식량난 여파로 한 달에 1천원 정도 받는 공장 노동자들의 직장 이탈자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청진시 김책제철 노동자들도 출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들은 운전기사나 인력거꾼, 짐꾼 등으로 돈벌이에 나서거나 아내의 장사를 돕고 있다고 소식지는 밝혔다.

소식지는 이에 따라 중앙당에서 지난달 말 식량 사정에 관한 긴급회의를 열었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일단 각 도들이 '자급자족 원칙에 따라 알아서 식량을 공급하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동북아경제연구실 이영훈 과장은 이날 평화재단에 기고한 '최근 대두된 북한 식량위기 진단과 파급효과' 논평에서 "최근 미국의 50만t 대북 쌀지원과 함께 북미 핵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은 이러한 대규모 식량난의 발생 가능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과장은 "더 이상 북한 정부가 핵문제 해결을 미룬다면 대외관계 악화로 외부 도입량이 줄면서 90년대 후반과 같은 참사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제 우리도 새로운 남북경협의 원칙에 입각해 인도적 지원을 재개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한의 농촌진흥청과 농촌경제연구원, 세계식량기구(FAO) 통계를 토대로 지난해 북한의 곡물 공급량이 자체 생산과 외부 유입을 포함해 375~476만t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돼 전체 수요량보다 44~145만t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newgla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