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에서 자유선진당 바람은 생각보다 거셌다.

충남에선 10곳 중 8곳,대전에선 6곳 중 5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강세인 충북에서는 이용희 후보만 당선됐다.

어쨌든 선진당은 충청권 24개 지역구 중 절반이 넘는 14개 지역구에서 승리,충청도를 기반으로 하는 지역정당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정당 지지율에서도 선전했으나 원내 교섭단체 구성은 불투명한 상태다.

선진당 스스로 놀랐을 정도의 강한 바람은 "충청을 대표하는 인물을 국회에 보내야 한다"는 민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당 관계자는 "이회창 총재의 힘"이라고도 했다.

이달 초 여론조사 당시까지만 해도 선진당 바람이 이정도는 아니었다.

선진당 후보가 오차범위를 넘어서 선두를 차지한 지역구는 대여섯 곳밖에 안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충남에서 박상돈(천안을) 변웅전(서산-태안) 이진삼(부여-청양) 후보 등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밀리던 후보들이 막판 역전에 성공했다.

선거 초반에는 잠잠했던 대전에서도 막판에 '창풍(昌風)'이 강하게 불었다.

특히 이회창 바람의 세기를 가늠하는 풍속계로 불린 중구에서 권선택 후보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유일한 지원유세를 받은 강창희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는 기염을 토했다.

5선 의원으로 차기 국회의장을 꿈꾸던 강 후보는 6선의 고개를 넘지 못했다.

선진당은 원내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함에 따라 향후 외부 당선자 영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회창 총재는 "뜻이 맞는 사람들에게 자유선진당의 문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창당한 지 불과 2개월밖에 되지 않은 선진당에 많은 지지를 보내주신 건 양심과 도덕 위에 깨끗한 정치를 펼치고 법과 원칙 위에 우리 사회의 정의를 바로 세우며 대화와 타협으로 국정안정을 이루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