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개표방송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방송사 당선 예측조사.대부분의 선거구에서 오후 10시를 전후해 당선자의 윤곽이 가려지는 만큼 불과 4시간 이후를 예측하는 것이지만 여기에 쏠린 관심은 뜨겁다.

하지만 지금까지 성적표는 좋지 못했다.

15대 총선에서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으로 벌인 출구조사에서는 253개 선거구에서 39곳의 당선자가 틀렸으며 과반 의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던 신한국당은 139석에 그쳤다.

모든 방송사가 새천년민주당의 원내 1당 등극을 점쳤던 16대 총선 출구조사에서 민주당은 한나라당(133석)에 18석 뒤져 2당이 됐다.

17대 총선에서도 방송사들은 열린우리당이 170석 전후,한나라당은 100석 전후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 결과를 내놨지만 열린우리당은 152석,한나라당은 121석을 차지했다.

유효기간 4시간짜리 조사지만 여기에 쏟는 방송사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예측 결과가 각 방송사의 공신력을 좌우하는 데다 특별한 볼거리가 없는 개표 초반에 유권자들의 이목을 개표방송에 모아 시청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KBS와 MBC는 100여개 선거구,900개 투표소에서 20만명을 대상으로 출구조사를 실시했다.

두 방송사는 오차를 줄이기 위해 두 차례에 걸친 사전 전화 여론조사 결과도 예측에 반영했으며,MBC는 2월19일부터 진행된 휴대폰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한 자체 예측프로그램을 가동하기도 했다.

SBS는 출구조사를 통한 예측이 계속 빗나갔다는 점을 감안해 50만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만 실시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