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엔 중동 오일달러가 넘친다.한국 기업이 수쿠크(Sukukㆍ이슬람 채권)를 발행한다면 전폭 지원하겠다."

라지프 압드 카디르 말레이시아 중앙은행(뱅크 네가라 말레이시아) 부총재는 9일 "말레이시아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의 영향이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최근 한국 은행들의 말레이시아 내 채권 발행이 늘자 수쿠크 발행의 이점을 알리려고 지난 8일 한국을 찾았다.

카디르 부총재는 "오일달러가 늘면서 수쿠크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다"며 "수쿠크를 찍으면 일반 채권에 비해 5∼20bp가량 더 낮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해 12월 말레이시아에선 단일 수쿠크로는 사상 최대였던 48억달러어치가 발행됐다.

수쿠크는 이슬람 율법(샤리아)에 따라 발행되는 채권으로 수익을 이자가 아닌 배당 형태로 지급한다.

은행은 샤리아법에 따라 수쿠크를 발행할 수 없지만 일반 기업은 도박 마약 술 관련 사업이 아니라면 얼마든지 발행할 수 있다.

카디르 부총재는 "말레이시아는 1983년부터 이슬람 금융 허브 프로젝트를 추진해 현재 수쿠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364억달러 규모의 수쿠크가 발행됐는데 말레이시아가 48.6%인 177억달러를 차지했다.

건수도 255건으로 두바이의 15건보다 훨씬 많았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