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최대주주인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석유투자회사(IPIC)가 현대중공업 등 범(汎) 현대 계열 기업들이 정상적인 지분 매각 절차를 방해하고 있다며 보유 지분 30%를 모두 내놓으라고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본지 8일자 A17면 참조

IPIC는 8일 내놓은 성명서에서 "현대중공업 등과 맺은 계약과 관련해 IPIC는 계약 위반 사실이 전혀 없다"며 "오히려 현대중공업이 법적 분쟁을 통해 현대오일뱅크 지분 매각 절차를 방해함으로써 2003년 주주 간에 맺은 계약을 스스로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IPIC는 이어 "지난해 지분 매각을 진행하면서 '현대 주주들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다른 전략적 투자자를 찾겠다'는 뜻과 함께 '경쟁 입찰에 참여해 달라'고 통보했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현대중공업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2003년 계약에 따라 남은 지분 30%를 매각하라고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IPIC의 이날 성명서는 현대중공업이 최근 낸 소송을 공식적으로 정면 반박하고 나선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IPIC 측이 명백히 2,3건의 계약을 위반했기 때문에 국제중재재판소의 중재를 통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IPIC는 지난해부터 현대오일뱅크 지분 매각 작업에 착수해 우선협상자를 선정하려 했으나 현대중공업의 이의 제기로 중단한 상태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