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우주인 탄생이 눈앞에 다가왔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29)가 탑승하는 '소유즈TMA-12' 우주선은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우주기지에서 8일 오후 8시16분(한국시간) 발사될 예정이다.

2006년 12월 3만6206명의 지원자들 가운데 최종 선발된 이씨는 2007년 3월부터 러시아 가가린 훈련센터에서 우주과학 실험 수행을 위해 1년 동안 우주인 기초 및 임무훈련을 받아왔다.

이제 우주로 출발하는 일만 남겨진 이씨는 8일 기상한 뒤 우주선이 발사될 때까지 12시간 동안 공식 일정을 수행하게 된다.

◆남은 시간은 이제 12시간

이씨는 현지시간으로 8일 오전 8시46분(한국시간 11시46분) 우주인 호텔에서 일어난 뒤 10시 호텔을 나서, '출정식'에 참가한다.

출정식에 가기 앞서 이씨는 전통에 따라 우주인 호텔 문 앞에 서명하고 러시아 정교회 신부로부터 축복을 받는 의식을 하게 된다.

출정식을 마친 우주인들은 가족 면담 및 우주인 보고식을 위해 바이코누르 발사기지 안에 있는 우주발사체 제조사인 에네르기아 건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버스 안에서는 우주인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가족들의 모습이 담긴 비디오테이프가 상영된다.



오후 11시께 에네르기아에 도착하면 우주인들은 간단한 의학검사를 받고 무게 10㎏의 우주복 '소콜'을 착용한다.

우주복을 입은 뒤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가족들과 정부 대표단 면담을 갖는다.

가족 면담이 끝나면 50m 떨어진 건물 밖 광장에서 우주비행 준비를 보고하는 '우주인 보고식'이 열린다.

우주인 보고식은 일반인이 우주인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한국 우주인 응원단은 이 행사에서 성공적인 우주비행을 기원하는 응원을 펼치게 된다.

이후 탑승 우주인들은 발사대로 가기 위해 20분가량 버스로 이동한다.

오후 2시46분 발사대에 도착해 우주선에 탑승한 후 2시간30분 동안 발사를 기다리게 된다.

◆고산씨는 민간인으로

이소연씨가 탑승한 소유즈 우주선은 발사 48시간 후 지구와 약 350㎞ 떨어진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도킹할 예정이다.

이씨는 우주실험 전문가의 임무를 갖고 있으며 ISS에 머무는 10일 동안 18가지 과학실험을 수행하게 된다.

함께 떠나는 선장 세르게이 볼코프(36)와 우주비행 엔지니어 올레크 코노넨코(45) 모두 이번이 첫 우주비행으로 각각 1997년과 1996년 우주인으로 선발돼 이날의 비행을 준비해왔다.

이들은 이씨가 19일 미국 여성 우주인인 페기 윗슨 등과 함께 지구로 귀환할 때 함께 오지 않고 오는 10월까지 ISS에 머물게 된다.

발사일 하루 전인 7일 이씨는 평형감각 유지 훈련 등 우주활동에 대비한 마무리 훈련을 받았으며 내외신 기자회견에도 참석했다.

저녁에는 탑승 전날 영화를 보는 전통에 따라 '사막의 흰 태양'이라는 영화를 관람했다.

한편 소유즈 우주선도 이날 산화제인 액체산소와 케로신(등유 연료)이 주입돼 발사 준비를 완료했다.

연료를 채우는 데만 5시간이 걸렸다.

연료는 우주선 전체 무게 304t 중 85%를 차지한다.

기술적으로 발사 당일 우주복을 입기 직전까지 이씨와 예비 우주인 고산씨 간의 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우주복을 착용한 이후에는 더 이상 우주인 교체가 불가능하다.

우주복을 착용하는 데만 1시간 이상 소요되기 때문이다.

고씨는 '우주인 보고식'까지만 이씨를 포함한 탑승팀과 함께 움직이고 이후에는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온다.

고씨는 다른 예비우주인들과 함께 이소연 일행과는 다른 버스에 탑승하게 되며 발사장에서 약 3㎞ 떨어져 있는 일반 관람대로 자리를 옮겨 일반인들과 같이 발사장면을 지켜볼 예정이다.

바이코누르(카자흐스탄)=정종호 기자/서울=황경남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