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을에 출마한 심재권 통합민주당 후보와 윤석용 한나라당 후보는 옆 지역구의 일로 최근 며칠 사이에 현수막을 두 번이나 바꿔 달았다.

양측의 '현수막 전쟁'이 시작된 것은 지난 2일 심 후보가 강동구에 인접한 하남시에 화장장이 들어설 계획이라는 점을 선거쟁점으로 부각하고 나서면서부터다.

심 후보는 화장장 유치에 적극적인 강황식 하남시장이 한나라당 소속이라는 점을 들어 '강동에는 심재권이 있습니다'는 현수막 대신 '한나라당에서 추진하는 둔촌동 옆 화장터,심재권이 막겠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유권자 대다수가 화장장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는 데다 하남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가 화장장 반대를 기치로 한나라당 후보를 크게 앞서나가고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윤 후보도 다음 날 플래카드를 바꿨다. '대통령이 인정한 뚝심일꾼 윤석용'에서 '둔촌동옆 화장터,힘있는 여당후보가 막겠습니다'로 교체한 것이다.

하지만 7일에는 이들 '화장터 현수막'이 다시 교체됐다. 지역구 내 중개업소에서 '플래카드를 여기 저기 내걸다보니 곧 인근에 화장장이 들어설 듯한 분위기를 조장해 거래가 끊겼다'며 양측 후보사무소에 집단적으로 민원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선거를 불과 며칠 앞두고 경기도에서 "하남에 화장장을 세울 계획이 없다"며 하남시의 계획과는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선거 막판 강동을 일대를 뜨겁게 달궜던 화장터 공방은 이렇게 해프닝으로 끝났다.

노경목/차기현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