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제작드라마 SBS '사랑해' 7일 첫선

"여성들이 우리 드라마를 보면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드실 겁니다."

제목에서부터 달콤함이 솔솔 풍겨나는 16부작 드라마 '사랑해'(극본 정현정, 연출 이창한)가 '왕과 나' 후속으로 SBS TV를 통해 7일 찾아온다.

허영만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각기 다른, 그러나 어찌보면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세 커플이 사랑을 완성해가는 이야기.
2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사랑해'의 제작발표회에서 조미령은 "이 드라마를 하면서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특히 안재욱-서지혜 커플, 환희-박혜영 커플이 알콩달콩 사랑하는 모습을 보면서 연기임에도 참 예쁘게 보였다"고 말했다.

극중 공형진과 짝을 이뤄 결혼 3년차의 부부를 연기한 미혼의 조미령은 "공형진 씨와 연기하는 부분에서 부부만이 느끼는 감정들을 많이 접하게 됐다.

(결혼을 하면) 분명 힘들고 아픈 점이 있지만 '저래서 결혼을 하는구나' '결국 남편과 아내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장면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조미령-공형진 커플은 바람난 남편에 실망한 아내가 호스트바를 드나드는 것으로 복수를 하고 그로 인해 결국 이혼에까지 이르는 부부를 연기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이혼은 끝이 아니다.

둘에게는 불임이 큰 장벽으로 작용했다면 다른 두 커플은 나란히 원하지 않은 혼전 임신으로 인해 결혼에 이르는 신혼 부부를 연기한다.

노총각 만화가 철수(안재욱 분)와 14살 어린 영희(서지혜)는 세 번째 만남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영희는 임신을 하지만 철수는 "날벼락"이라며 도망갈 궁리만 한다.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지만 사랑 없는 결혼을 했다는 생각에 둘다 괴롭다.

룸살롱 밴드마스터 병호(환희)는 열아홉에 이미 아이의 아버지였고 스물일곱엔 이혼남이 됐다.

하지만 정신을 못 차리고 여대생 영희(박혜영)와의 하룻밤 사랑으로 또다시 영희를 임신시킨다.

병호가 책임질 수 없다고 하자 영희는 병호를 혼인빙자간음 혐의로 고소해버린다.

공형진은 "'결혼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라고 생각들을 하시는데 제 생각에는 결혼은 해야 하고 하려면 빨리하는 게 좋은 것 같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제일 빠른 법"이라며 "결혼을 해서 둘이 같이 책임감을 갖고 인생을 설계해나가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아들을 둔 유부남인 그는 "지금껏 결혼한 역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이 드라마에 출연할까말까 한참 망설였다"며 웃은 뒤 "이번 드라마의 내용과 내 현실의 닮은 점을 꼽자면 부부이기 때문에 서로 감싸고 아픔을 공유하는 모습이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도 안재욱보다 13살이나 어린 서지혜는 "안재욱 선배님이 워낙 잘 챙겨주셔서 편하게 촬영했다"면서 "극중 철수와 영희 커플의 모습이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나온 것 같아 기분 좋다.

촬영하면서 캐릭터에 몰입하다보니 내가 영희인지 지혜인지 구분이 안되기도 했다"며 미소지었다.

제작진은 "각기 다른 세 부부를 통해 행복하기도 하고 불행하기도 한 우리네 일상의 진짜 결혼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사랑해'는 시간에 쫓겨 제작되는 국내 드라마 제작 현실에서 이례적으로 16부가 모두 완성된 상태에서 방송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공형진은 "사전제작 드라마이다보니 찬찬히 준비할 수 있었고 덕분에 양질의 드라마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혜영은 "이제는 다 찍어놓은 상태라 더 열심히 할 것도 없고 열심히 할 수도 없다"며 웃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