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정함에 따라 기존 지주회사와 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예비 지주회사들은 지주사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존 지주사들도 자산가치와 자회사 실적 개선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번 지주사 규제 완화 정책의 직접적 수혜주로 지목된 동양메이저와 한화는 1일 각각 7.97%,7.25% 급등했다.정부가 비은행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면 그동안 금지해온 비금융자회사 소유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한화는 대한생명과 한화증권 등을,동양메이저는 동양생명 동양종금증권 동양캐피탈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어 현행 법대로라면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갈 경우 다른 부문의 회사를 별도로 계열분리해야 할 상황이다.하지만 이번 조치로 산업자회사를 보유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금융지주회사 설립이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전용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규제 완화로 한화가 대한생명이나 한화건설 등을 상장한 후 인적분할 등을 통해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할 경우 한화의 기업가치는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동양메이저도 현재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어 지주회사 변신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상헌 CJ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양생명이 상장될 경우 동양메이저를 지주사로 하는 지배구조 변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 두산에 대한 전망도 밝은 편이다.김장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은 올해 기존 사업부 매각과 신규 인수·합병(M&A) 등 지주사 전환을 위한 행보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김 연구원은 두산 목표주가를 22만원으로 제시했다.

이상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발표한 지주회사 규제 완화는 전체적인 기업 규제 완화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그동안 충분한 역량을 축적해온 LG 등의 경우에도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며 "지주회사에 대한 시장의 우호적 시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이날 CJ가 4.6% 상승한 것을 비롯해 LG(1.47%) 금호산업(2.52%) 등 이미 지주사로 전환한 기업들의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미래에셋증권은 기존 지주회사 가운데 실적 개선폭이 크고 경영 능력이 검증된 LG를 가장 유망한 종목으로 꼽았다.

이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 완화와 함께 이들 기업의 실적 개선과 보유 중인 비상장 자회사 및 손자회사의 상장 추진 등도 지주회사 투자의 매력을 강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LG에서는 LG CNS와 LG이노텍,GS에선 GS리테일,CJ의 경우 CJ투자증권과 CJ푸드빌 등이 상장 가능성이 높은 자회사(손자회사)로 꼽히고 있다.

향후 투자전략에 대해 이상훈 연구원은 "지주회사들은 자회사의 실적에 따라 주가가 움직일 수밖에 없는 만큼 자회사 실적 개선이 확인된 회사를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