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원년 팬의 가슴 속엔 1982년 3월27일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MBC-삼성전 연장 10회 말 이종도(MBC)가 끝내기 만루 홈런을 치던 장면이 생생히 남아있다.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을 남기는 프로야구 개막전. 한 해 출발점에서 나온 각종 기록을 모아본다.

▲끝내기 홈런 = 프로야구 26년간 93번의 개막전 가운데 원년 첫 개막전에서 단 한 번 나왔다.

비운의 투수는 이선희(삼성)였다.

이후 25년간 끝내기 경기는 일곱 번 더 있었지만 끝내기 홈런은 없었다.

지난해 4월6일에는 10회 말 조동찬(삼성)이 정성훈(두산)으로부터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 사상 첫 개막전 끝내기 홈런기록을 세웠다.

▲만루 홈런 = 이종도를 시작으로 5번 나왔지만 만루 홈런을 친 팀의 성적은 3승2패였다.

▲최다 홈런 = 한대화(쌍방울)는 1983년 4월2일 OB 시절 신인 첫 개막전 홈런을 때린 것을 시작으로 시즌 첫 경기에서만 홈런을 7개나 때려내며 `개막전의 타자', `해결사'라는 닉네임을 달고 다녔다.

2위 이숭용(우리.4개)이 올해도 홈런을 칠지 관심이다.

▲신인 홈런 = 1983년 한 해에 한대화 등 신인 4명이 홈런 퍼레이드를 벌인 뒤 1998년 김동주(OB), 조경환(롯데)까지 7명 나왔지만 그후 대가 끊겼다.

오랜만에 등장한 신인 거포로 평가되는 나지완(KIA)에게 홈런포를 기대해 볼 수는 있다.

▲한 경기 최다 홈런 = 톰 퀸란(현대)은 2000년 4월5일 대전 한화전에서 홈런 3개를 때리며 12루타를 쳐냈다.

퀸란의 활약 속에 현대는 개막전 최다 득점(17점).최다 홈런(10개)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한화도 홈런 4개로 10점을 뽑아내며 버티는 바람에 이 경기는 양 팀 최다 득점(27점), 한 경기 최다 홈런(14개)이 나온 가장 화끈한 개막전으로 기억된다.

▲노히트노런 = 장호연(OB)은 1988년 4월2일 롯데전(OB 4-0승)에서 유일한 개막전 노히트노런 대기록을 세웠다.

당시 사직구장을 가득 메운 2만7천334명 부산 팬은 롯데가 당한 27개의 아웃 카운트 중에 삼진은 단 한 개도 없다는 점에 허탈해했다.

`짱꼴라' 장호연은 이것 말고도 개막전 신인 완봉승(1983년 MBC전), 최다 선발 (9회.1983∼1995년), 최다승(6승2패), 최다 연속 선발(6회.1985∼1990년), 최다 완봉승(2회) 기록도 갖고 있는 `개막전의 투수'였다.

장호연에 비길 수 있는 유일한 투수인 송진우(한화)는 2001∼2006년 6년 연속 선발 등판하는 등 통산 8경기에서 선발로 나왔다.

하지만 한화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류현진을 개막전 선발로 내세울 계획이어서 송진우가 장호연의 기록을 깨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다 탈삼진 = 1996년 4월13일 주형광(롯데)과 정민철(한화)이 시즌 첫 경기부터 투수전을 펼치며 나란히 탈삼진 10개를 잡아냈고, 이후 정민철(1997년)과 에르난데스(SK.2002년)가 같은 고지에 올랐다.

하지만 이 중 승리투수는 아무도 없고, 팀 전적도 1승3패에 불과하다.

▲완봉.완투승 = 완투승은 17번, 이 중 완봉승은 5번 나왔다.

마지막은 2005년 롯데전에서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둔 배영수(삼성)다.

▲팀 최다승 = 개막전 최다승 1위 삼성(15승)과 2위 두산(14승)은 최다 연승 부문에서도 5연승으로 경쟁 중이다.

▲팀 최다 연패 = MBC 청룡(1983∼1988년)과 LG 트윈스(2001∼2006년). LG는 전신 청룡의 개막전 6연패 악몽까지 계승했다가 지난해 박명환의 활약으로 기록 경신 위기에서 벗어났다.

▲최장 경기시간 = 1997년 4월12일 대전 한화-OB전(13회 연장. 5시간21분). 지난해 4월6일 대전 한화-SK전은 연장 12회 접전으로 4시간38분을 기록하며 역대 2위에 올랐다.

올해는 무승부 없이 `끝장 경기'를 할 계획이어서 이 부문 기록이 깨질지도 관심거리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