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증시가 추락하면서 작년 한 때 최고의 인기를 끌던 중국주식펀드들이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있다.

중국주식펀드의 수탁고가 24일 기준으로 19조원을 웃돌고 있는 만큼 적지 않은 투자자들이 중국펀드 처리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26일 한국펀드평가 등에 따르면 중국 증시가 최고점을 기록하고 중국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절정에 달했던 작년 10월 말 이후 현재까지 중국주식펀드는 12조원 가량의 평가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제로인의 분석 결과 같은 기간 중국주식펀드 수익률은 -43.35%를 기록 중이다.

펀드별로는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형'(미차솔)펀드 시리즈 수익률이 -48.7~-44.7%로 저조했으며 '삼성H파트너중국주식자1'펀드, '미래에셋맵스오퍼튜니티베트남&차이나주식1(CLASS-C)펀드, '미래에셋차이나업종대표주식형자1(Class-C)'펀드 등도 -47.0~-45.0% 수준으로 부진했다.

즉 이들 펀드는 최근 5개월새 반토막이 났다는 얘기다.

반면 같은 기간 'PCAChinaDragonAShare주식A-1ClassC'펀드는 수익률이 -5.54% 정도로 양호했다.

또 중국펀드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중국 투자 비중이 높은 미래에셋의 인사이트펀드(미래에셋인사이트혼합형자1펀드)도 무려 4조7천억원의 투자자금이 몰려있으나 설정 이래 지금까지 1조3천억원 가량의 평가손실을 내고 있다.

이 펀드도 작년 10월 말 설정 이후 수익률이 -29%로 부진한 상황이다.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H증시는 작년 10~11월 중에 세운 최고점 대비 40% 이상 하락했다.

중국 증시는 작년 10월 최고점을 찍은 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글로벌 증시 불안과 자국내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투자심리가 냉각되면서 급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3월 결산기를 맞아 중국내 펀드도 일부 환매돼 증시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에는 물가 급등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 대내외 불안요인으로 중국 경제 고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어서 추가 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투자자들의 환매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지난 21일 기준으로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회복되지 못한 채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사흘 연속 자금이 빠져나가 월간 단위로도 145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국내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들은 3월 중국 증시의 급락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비교적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의 주가하락 경험, 중국 정부의 정책대응, 기술적 분석 등으로 볼 때 추가적인 주가하락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정책대응이 빨라질 것이며 제도적 측면에서도 펀드 세금 유보 조치에 이어 증시부양책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펀드전문가들은 중국펀드에 대해 투자 비중이 높은 투자자들은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일부 펀드를 환매해 국내 주식형펀드 등에 분산 투자하거나, 그렇지 않은 투자자는 조금이라도 손실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리는 전략(비자발적 장기투자자)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현 시점은 중국 펀드 환매 타이밍은 아니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보면 추가 하락과 바닥론이 팽팽한 상황이나 중장기적으로는 경제성장률이 양호할 것이라는 진단이 우세한 만큼 투자매력은 살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국펀드 비중이 높은 투자자는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일부를 환매해 국내 주식형펀드에 분산투자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박승훈 한국투자증권 자산전략부장도 "손해를 많이 본 투자자들은 어쩔 수 없이 장기투자자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기다리기 어렵고 하루 빨리 손실을 만회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일부 펀드를 환매해 브라질투자펀드나 선진국 테마펀드, 국내 주식형펀드 등의 여러 대안투자펀드에 분산 투자하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