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시가 행정절차를 밟는데만 1년 이상 걸리는 민간 사업신청에 대해 신청 당일 승인을 내주는 파격을 단행했다.

파주시는 25일 이화여대가 파주캠퍼스 조성사업 시행을 신청해옴에 따라 이날 6시간 만에 사업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파주시는 이대가 사업승인에 필요한 법적 행정절차를 제대로 밟을 경우 15개월 걸린다는 점을 감안，일단 승인을 내주고 기타 절차를 사업 추진에 맞춰 밟아주기로 했다.

이대는 이에 따라 2010년까지 반환 미군공여지인 캠프에드워드지역(23만㎡)과 주변지역(61만㎡)의 부지에 교육과 연구시설，학부와 대학원 기숙사，국제교육센터 시민지원시설 등을 건립할 수 있게 됐다.

이대는 반환 미군공여지 개발계획 결정이 중앙 정부에서 지연되느라 1년여간 허송세월하자 2010년까지 캠퍼스를 완공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가 이번 파주시의 지원에 힘입어 완공 시기를 맞출 수 있게 됐다.

파주시의 이 같은 파격은 유화선 시장이 규제혁파 정책을 도입한 데 따른 것이다.

유 시장은 이대 파주캠퍼스 설립계획에 관한 실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상향식 결재라인에 앞서 시장이 먼저 사업승인서에 서명하는 '거꾸로 결재'를 전격 단행했다.

사업승인을 먼저 하고 승인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나중에 밟도록 한 것.

파주시는 이대 측이 사업계획을 협의해오자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각종 행정지원에 나섰고 이대 측이 오히려 "너무 빠르다"며 속도조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시의 이번 파격 조치는 중앙 정부는 물론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전례가 없는 것으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규제개혁의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유 시장은 "법과 규정으로 복잡하게 얽힌 행정절차 때문에 시간과 돈이 허비되고 경쟁력도 잃고 있다"며 "파주시는 이런 비용 낭비를 줄이는 차원에서 행정절차에 앞서 사업승인을 먼저 내주는 발상의 전환과 규제 혁파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유 시장은 "이대뿐 아니라 앞으로 파주시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민간 투자사업이나 학교 등 공공성이 강한 사업에 대해서는 사전 사업승인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2004년 10월 파주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유 시장은 결재권한을 과감하게 밑으로 이양하고 민원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사전민원심의제를 도입하는 등 지방행정 개혁에 적극 나섰다.

지난해 3월부터 개발민원상담센터를 운영해 1년 만에 1217건의 개발민원을 '원스톱'으로 처리한 것은 유명하다.

이로 인해 민원 처리기간이 법정기한의 60%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