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대회 연속 무승(無勝) 기록을 깨라.'

미국 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한국(계) 선수들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을 한 주 앞두고 열리는 세이프웨이 인터내셔널(총상금 150만달러·우승상금 22만5000달러)에서 '불명예스러운 기록' 경신의 길목에 섰다.

이번 대회는 미 애리조나주 슈퍼스티션마운틴GC 프로스펙터코스(파72·길이 6662야드)에서 27일부터 나흘간 펼쳐진다.

한국은 박세리(31)의 미국 진출 초기인 1998년 9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24개 대회에서 연속 무승행진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박세리,김미현(31·KTF) 등 극소수 선수만 미국투어에서 뛰고 있었다.

미국투어에 진출한 선수가 수십명으로 늘어난 2000년 이후에는 2004년 5∼9월에 17개 대회 무승기록이 가장 길었다.

이번 대회에도 우승하지 못하면 2000년 이후 최다 연속 무승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이번 대회 출전 선수 144명 가운데 한국(계) 선수는 40명이 나온다.

풀시드를 받은 37명 전원이 출사표를 던졌고 조건부 출전권자 가운데 최나연(21·SK텔레콤) 김송희(20·휠라코리아)가 출전권을 확보했다.

여기에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주니어대회를 휩쓸며 미국 아마추어 랭킹 6위를 지키고 있는 교포 고교생 제인 나(18)가 합류했다.

박세리 박지은(30) 김미현 등 '빅3'가 부상 등으로 슬럼프에 빠진 사이 20살 동갑내기들인 안젤라 박,제인 박,박인비,김인경(20·하나금융그룹),오지영,민나온 등 '영파워'의 활약이 기대된다.

하지만 이번에도 우승컵을 차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메이저대회를 앞둔 '전초전' 성격이 강해 톱랭커들이 총출동했기 때문.지난해 상금랭킹 상위 40명이 한 명도 빠짐없이 참가하고 올해 상금랭킹 상위 30명 가운데 29명이 출전한다.

세계 최강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디펜딩 챔피언으로 타이틀 방어에 나서고,개막전 챔피언인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필즈오픈 우승자 폴라 크리머(미국) 등이 우승을 다툴 전망이다.

특히 오초아는 애리조나대학 출신으로 코스나 환경에 익숙한 데다 그동안 이 대회에서 우승,2위,3위,6위 등 네 차례나 '톱10'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장정(공동 3위)과 이지영(7위)이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으나 오초아와는 8∼10타 차이가 났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