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만 되면 미국발 악재에 직격탄을 맞으며 '블랙 먼데이'를 연출했던 코스피가 3월 들어 처음으로 기분좋은 월요일을 열어주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성금요일'을 맞아 휴장함에 따라 미국발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 상승에 힘을 실어준 듯 하다.

24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1660선을 상회하는 등 닷새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7일 장중 1540선 마저 붕괴되며 주식시장을 공포감으로 몰고 갔지만, 1주일만에 120P 가까이 오르며 상승기조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와 대형 투자은행들의 예상치를 상회한 실적, 미국과 공조화 뜻을 밝히며 유동성 공급에 나선 유럽의 중앙은행, 상품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주식시장은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불확실성이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지만 대외변수들이 어느정도 긍정적으로 변해감에 따라 시장에서도 이제 바닥은 다져졌다는 분석이 강해지고 있다.

따라서 꽃샘추위로 한껏 움츠렸던 몸을 풀고 따스한 봄기운을 만끽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는 의견들이 지배적이다.

현대증권은 24일 저점 인식과 함께 희망의 단서들이 발견되고 있어 향후 따스한 봄날을 기대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일주일만에 100P 이상 회복되는 등 빠르게 상승하는 과정에서 희망의 단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며 "어느때보다 주식시장의 분위기 전환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내다봤다.

신용경색의 직접적인 피해자인 미 금융기관의 추가 부실이 현 예상에서 크게 확대되지 않는 한 주가 측면에서 미국 금융업종의 반등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현 정부의 경제정책이 고환율보다는 저환율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아보여 환율의 긍정적 측면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

또한 지수가 지난해 10월 고점 형성 이후, 4일 연속 상승한 적은 있지만 5일 연속 상승한 적이 없다는 점도 저점 통과 인식을 더욱 견고하게 해주고 있다.

그는 "고려해야 하는 신용경색 여진과 경기 침체국면으로의 진입은 한층 개선된 증시 분위기를 때때로 위축시키겠지만 희망의 단서를 찾기 시작한 주식시장의 봄나들이를 가고자 하는 마음을 제압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신용위기 불확실성에 불안해했던 투자자들이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어 주식시장에 봄날이 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컨설팅본부는 "이번주 미국의 주택경기와 물가관련 경제지표가 발표된다"며 "하지만 이들 변수가 돌발 변수가 아닌 이미 예견된 것이란 점에서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킬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지난주 후반을 기점을 상품가격 강세가 완화되고 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돼 연준이 다음달 FOMC회의에서 통화정책에 대해 더욱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지수는 점진적으로 바닥을 다져갈 공산이 크다는 게 이들의 진단.

신용위기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회복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도 "2003년 이후 경기 둔화과정에서 나타났던 조정의 폭과 기간을 고려했을 때 2분기 실적이 가시화되는 5월 중순을 전후해 본격적인 추세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03년 이후 경기 둔화과정에서 나타난 조정국면에서는 2004년 4월, 2006년 5월에 각각 고점대비 23%, 18% 하락했다는 분석.

또 조정기간을 비교해보면 2004년에는 70거래일, 2006년에는 21거래일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조정과정에서 나타난 지수 하락률이 지난 3월 17일 저점을 기준으로 26%라는 점을 감안하면 통상적인 수준의 가격조정은 일단락됐다"며 "또 현재 조정기간 역시 94거래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간 측면에서도 조정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이유선 기자 yu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