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편성… 저작권 침해 … 송출중단

방송업계에 콘텐츠를 둘러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위성방송,디지털 케이블TV,인터넷TV(IPTV) 등 뉴미디어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콘텐츠 제작업체들이 저작권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는가 하면 콘텐츠를 무기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끄는 전략도 내세우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케이블TV업계 최대 콘텐츠 제공업체인 복수채널사용사업자(MPP) 온미디어는 조만간 방송통신위원회에 'CJ케이블넷의 비정상적인 채널 편성을 시정해 줄 것'을 요구하며 중재 신청을 제출할 계획이다.

오리온그룹 계열인 온미디어 관계자는 "CJ케이블넷이 케이블TV 방송을 내보내고 있는 서울 양천,북인천,중부산,마산 등 4개 권역에서 온미디어의 채널 보급률(전체 가입자 중 채널시청이 가능한 가입자 비율)이 40.2%로 전국 평균 보급률인 81.6%에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며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CJ케이블넷은 온미디어의 주장이 협상을 위한 언론 플레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채널 보급률이란 것은 산정 기준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데 온미디어가 이를 유리한 입장으로만 해석하고 있다는 것.일부에선 온미디어가 현재 IPTV 업체와 콘텐츠 계약을 맺기 시작하는 것을 감안할 때 이번 주장이 케이블TV 업계와 거리감을 두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도 인터넷 포털 업체들과 콘텐츠를 둘러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상파 방송 3사와 이들의 인터넷 자회사는 최근 UCC(사용자제작콘텐츠) 사이트인 유튜브에 저작권 침해 중지와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수많은 방송 프로그램이 유튜브에 불법적으로 올라오고 있다며 유튜브가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까지 나선다는 입장이다.

앞서 방송사들은 지난 1월 판도라TV,엠군미디어,프리챌,SK커뮤니케이션즈 등 국내 7개 포털에도 비슷한 형태의 경고장을 보낸 바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아직까지 이들 업체와 저작권 침해와 손해 배상 문제 등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상파 방송의 콘텐츠 문제는 IPTV 업계에도 '뜨거운 감자'다.

최근 MBC가 KT의 메가TV,하나로텔레콤의 하나TV 등 IPTV에 제공하는 자사의 프로그램을 유료화한 데 이어 KBS SBS 등도 유료화를 추진하고 있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올초 CJ미디어가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에 계약 조건 변경을 요구하며 자사의 인기 채널인 tvN 송출을 중지한 사례에서 보듯 앞으로 콘텐츠의 힘을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