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계 보험사인 알리안츠생명이 24일 성과급제 시행에 반대하는 노조의 파업에 불법적으로 참가한 지점장 150여명에 대해 해고 등 중징계 절차를 밟기로 전격 결정했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연일 법질서를 강조하며 불법 시위.파업에 대해 엄단 의지를 펴고 있는 시점에 불거진 사건이라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알리안츠생명은 지난 22일 노조원이 아니면서 파업에 참가하고 있는 지점장 165명에게 "24일 오전 9시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인사위원회를 열어 해고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하지만 이날 오전까지 복귀한 지점장은 7명에 그쳐 대규모 해고 사태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알리안츠생명 직원 800여명(지점장 포함)은 회사의 성과급제 도입에 반발,1월23일부터 62일째 강원도 고성 등에서 합숙 파업을 벌여왔으며 이날에는 서울 여의도 본사빌딩 앞으로 이동,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문국 알리안츠생명 사장은 "노조에 동조해 불법으로 파업에 참가한 지점장들이 시한 내 업무에 복귀하면 징계를 면해주기로 약속했지만 7명만 복귀해 안타깝다"며 예정대로 징계 절차를 밟을 것임을 시사했다.

회사 관계자는 "단체협약상 지점장과 협정 근로자(고객센터 텔러)는 노조원이 아니어서 파업에 참가할 수 없다"며 "그런데도 165명의 지점장이 파업에 참가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지방노동청 남부지청도 지난 14일 노조에 공문을 보내 "지점장의 파업 참가는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며 "법 테두리 내에서 쟁의행위를 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장기 파업의 이유를 회사가 노조와 합의 없이 임금체계를 현행 호봉제에서 차등 성과급제로 변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알리안츠는 지난 1월17일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성과급제 도입을 발표했으며 1월 급여부터 직원들을 S.A.B.C.D 등 다섯 등급으로 구분,차등 지급했다.

노조는 일방적인 성과급제 시행이라며 1월23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최현우 노조 부위원장은 "회사가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하지만 부서장급 이상 직원에게만 성과급제를 설명했다"며 "성과급제를 무효화하고 노사 합의로 다시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