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의 4·9 총선 불출마론이 한나라당 내에서 또 불거졌다.

남경필 의원 등 일부 소장파가 이 부의장의 사퇴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 부의장은 용퇴할 뜻이 없음을 거듭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당내 소장파의 리더격인 남 의원은 21일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총선 승리와 이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이상득 부의장의 불출마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남 의원은 "원칙과 기준이 상실된 공천 후유증 탓에 당의 과반의석 확보가 흔들리고 있다"면서 "공천 갈등을 극복하고 이반되고 있는 민심을 다시 잡으려면 이 부의장의 결단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공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권력 집중을 원치 않는 수도권 민심의 목소리를 느낄 수 있었다"며 "수도권 민심은 한번 역풍이 불기 시작하면 무섭다"고 강조했다.

당내 다수의 수도권 의원들도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남 의원은 "많은 의원들이 동의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만큼 위기감이 크다는 얘기다.

같은 소장파로 경기도당조직본부장인 정병국 의원은 "당이 이미 이 부의장을 공천한 만큼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도 "공천 원칙이나 기준，공천심사위원회의 독립성과 중립성은 문제가 있어 남 의원의 불출마 촉구는 공천 후유증을 치유하는 한 방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용갑 의원도 "(이명박 대통령이) 공천에서 다선ㆍ고령자를 배제한다면서 자기 형님만 어찌 공천을 할 수 있단 말이냐.다른 다선(의원에게)다 공천 주어도 자기 형만은 배제하는 것이 정도 아니겠느냐"며 이 부의장의 용퇴를 촉구했다.

남 의원은 지난 20일 포항을 방문，이 부의장에게 이런 민심을 전했다.

그는 "이 부의장을 1시간 가까이 만나 용퇴로 당이 얻는 것이 훨씬 더 크다는 생각을 충분히 전했다"며 "하지만 이 부의장은 용퇴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는 남 의원의 행동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강재섭 당 대표는 "공심위가 이 부의장의 당 기여도，지역구 활동，당내 조정역할 등을 평가해 공천을 확정한 것인데 남 의원은 자기 얼굴을 화장하기 위해 남의 얼굴을 할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