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 했던가.

재테크 시장에는 봄이 와도 봄같지 않다.

한국인의 양대 투자축인 부동산과 주식 시장은 '베어마켓'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가와 금리도 오름세로 돌아서 서민들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게다가 원화값이 '나홀로' 약세를 보이면서 시장 참가자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000원대 위로 치솟은 뒤 환율을 창(窓)으로 경제와 재테크 환경을 분석하는 이가 늘고 있다.

전 세계적인 달러 약세 가운데 원화만 달러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러기 아빠들은 넉 달 만에 달러당 100원 이상 오른 원.달러 환율에 넉다운될 지경이다.

'자식 교육에 남들 하는 만큼은 투자해야 한다'는 일념에 호주로,캐나다로,미국으로 가족을 보냈던 아버지의 마음을 누가 헤아려줄까.

'歡테크'가 될 수 있는 '換테크'가 절실한 때다.

그러나 환율이 방향성을 잡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에서 상승이나 하락 어느 한 쪽에 체중을 싣는 것은 성급하다는 분석이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촉발된 신용 경색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신용에 문제가 생긴 투자은행들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머징 국가에 있는 주식을 팔아치웠고 해당 국가의 주가는 폭락했다.

모두들 투자한 국가의 돈을 달러로 바꿔 미국으로 가져가기 바빴던 것.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한 한국에서는 달러의 씨가 더욱 말랐다.

게다가 투자자들이 주식 대신 원자재,농산물 등을 사재기하면서 수입 물가만 뛰었다.

이처럼 얽히고 설킨 세계 경제가 제 자리를 찾아야 환율도 안정을 되찾을 것이다.

'투자는 엉덩이로 하라'는 말이 있다.

지금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이 벌어질 공산이 큰 만큼 인내를 갖고 장세 변화에 대응하는 게 현명하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