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미국발 훈풍을 타고 나흘째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신용위기 둔화 가능성이 솔솔 퍼져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머징 시장을 빠져나간 외국인들이 전략을 선회할 경우 국내 증시에 가장 먼저 되돌아올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한국 시장의 매력이 부각될 수 있는 시기에 접어듦에 따라 해외 투자비중은 축소하되 국내 주식에 대한 비중은 차근차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21일 SK증권 안정균 연구원은 "한국 시장의 투자 매력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면서 "국면 전환시 가장 먼저 자금이 빠져나간 곳부터 다시 채워질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외국인 투자자금이 이머징 마켓에서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이머징 증시의 낙폭을 키웠다고 설명.

달러 약세로 투자원금의 손실이 어느 정도 메워졌지만, 한국과 인도의 경우 달러화 대비 환율이 상승하면서 손실폭을 확대시킨 면이 있어 낙폭이 과했다는 인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안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가장 큰 국가가 한국"이라면서 "하지만 이는 펀더멘털이 아닌 환금성의 문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즉, 환매시 가장 먼저 팔아야할 곳이 이머징 마켓이고 그 중에서도 유동성이 가장 풍부한 곳이 한국이어서 먼저 매를 맞을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안 연구원은 "과거 한국 시장은 이머징 마켓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력이 낮아 집중 매도 대상이 됐지만 최근 5개월간의 주가 조정으로 주가수익비율이 낮아져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문제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미치는 악영향이 제한적이란 사실과 더불어 낮은 PER 매력이 부각되면서 향후 국내 증시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그는 "이머징 아시아에서 빠져나가나 자금이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원자재 관련 지역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원자재 가격이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머징 아시아로의 자금 재유입을 기대해볼 수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가장 많은 자금이 유출됐던 한국으로 가장 먼저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분석.

이에 따라 안 연구원은 "해외비중을 줄이고 국내비중을 늘려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긴 호흡을 가지고 펀드 분할 매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