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이 4·9총선에서 '텃밭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의원 15명 안팎이 영·호남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키로 함에 따라 혈전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이해봉(대구 달서을) 최구식(경남 진주갑) 강길부(울산 울주) 이원복(인천 남동을) 의원은 20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미 출마의사를 밝힌 김무성(부산 남을) 유기준(서구) 박종근(대구 달서갑) 김태환(경북 구미을) 이인기(경북 고령·칠곡) 의원 등까지 포함하면 친박계 의원 10여명이 영남에서 출전한다.

이들은 영남권에서 한나라당 소속 후보가 아니라면 애매한 다른 당 소속 후보로 나오는 것보다 무소속 출마가 당선에 더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탈당 의원이 지역조직을 송두리째 뽑아 당을 나가는 경우도 있어 해당지역 공천을 받은 한나라당 정치 신인들이 당혹해했다는 후문이다.

자칫하면 낙천자들에게 뒷덜미를 잡힐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선교 의원(용인 수지) 등 경기지역의 친박 의원들도 한나라당을 탈당해 지역구에 출마할 태세다.

이외에 이규택(경기 여주·이천) 이강두(경남 산청·함양·거창) 엄호성(사하갑) 의원 등 최근 탈당해 '친박연대'를 결성한 의원들도 공천탈락 지역구에 재출마할 예정이다.

민주당도 호남지역 4곳에서 낙천한 현역의원들이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이어서 '싹쓸이'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남 목포의 경우 공천 심사에서 원천 배제된 박지원 DJ(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현역인 이상열 의원도 21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공천을 받은 정영식 전 목포시장과 이 의원,박 실장 간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된다.

전남 고흥·보성에선 '호남 현역 30% 탈락' 원칙에 따라 낙천한 신중식 의원이 무소속 출마로 가닥을 잡아 공천이 확정된 박상천 대표와 재대결을 벌인다.

전남 무안·신안에서는 DJ의 차남 김홍업 의원이 무소속으로 나오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전남 해남·진도·완도에서는 민화식 전 해남군수에게 밀려 탈락한 이영호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6∼7개의 호남 선거구에서는 전직 의원들과 탄탄한 지역 기반을 갖춘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총선에 나설 예정이어서 민주당의 수성 전략에 적잖은 차질이 예상된다.

강동균/이준혁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