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달 산업생산이 예상 밖의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5% 감소했다고 밝혔다.

산업생산이 감소세를 기록한 것은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당초 지난달 미국의 산업생산이 1월과 마찬가지로 0.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지난달 공장 가동률도 2005년 11월 이후 최저인 80.9%로 낮아졌다.

1월 공장 가동률은 81.5%를 기록했었다.

이번 달 뉴욕지역 제조업 활동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은 이날 3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22.2를 기록,제조업지수 발표를 시작한 200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에 기록한 -11.7에 이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로 전문가들의 예상치였던 - 5.0∼-7.4를 크게 밑돈 것이다.

지난해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평균 17.2를 기록했던 것과 대조된다.

제조업 경기 위축은 미국 경기의 총체적 난맥상을 그대로 대변한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헨리 폴슨 재무장관 등 경제 관료들과 회의를 가진 후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 미국이 (경제 위기) 상황의 최정점에 서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신용시장이 효율적으로 작용할 것이고 결국 미국 경제가 회생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행동하겠다며 언제든 시장에 개입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오후 폴슨 재무장관,벤 버냉키 FRB의장,크리스토퍼 콕스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월터 루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권한대행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통령 자문기구인 금융시장실무위원회를 열어 위기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18일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0.75~1%포인트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최 유럽 구조개혁 컨퍼런스에 참석,"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불과 수주 전에 비해 더욱 심각하고 국제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위험요소가 매우 크며 경제환경이 아직도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트로스 칸 총재는 이어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IMF와 OECD가 미국의 경제전망을 하향 조정할 것"이라며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