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환 목사 "자기를 낮추는 것이 섬김의 참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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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계가 오는 23일 새벽 5시30분 서울시청 앞 광장을 비롯한 전국 37개 지역에서 부활절 연합예배를 일제히 드린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양대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공동 주최하는 올해 연합예배의 주제는 '생명·나눔'.지난해 12월7일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 이후 서해안 살리기에 온 힘을 쏟아온 개신교계가 환경 회복을 그리스도 부활의 신학적·실천적 의미와 접목해 정한 주제다.
생명은 환경,나눔은 섬김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연합예배에서 설교를 맡은 김삼환 서울 명성교회 담임목사(64)를 17일 만나 부활의 참뜻과 한국 교회의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김 목사는 1980년 7월 서울 명일동의 상가빌딩 3층에 명성교회를 개척해 등록교인 9만여명,주일예배 출석교인 4만4000여명의 대형 교회로 키운 인물.특히 영적 삶을 위해 그가 강조하는 새벽 기도에는 하루 5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먼저 부활절의 의미를 설명해주시지요.
"봄이 되면 모든 생명이 약동하며 살아나고 새출발을 하듯 기독교에서는 부활절이 봄처럼 소생하는 날입니다.
살다보면 교회와 개인 모두 정체성이 흔들리거나 흐트러질 수 있는데,부활절은 때 묻고 이끼 낀 것을 털고 닦아 원래 모습,원래 자리로 회복시켜주는 날입니다.
그러므로 부활신앙을 갖고 있어야 참 기독교인으로 살 수 있습니다."
―올해 부활절 연합예배의 주제가 '생명·나눔'인데요.어떤 의미를 담고 있습니까.
"우리 인간은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과 자연환경을 잘 보존·관리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는데,인간의 욕심이 이를 파괴함에 따라 어마어마한 재앙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일어난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사고가 대표적인 사례지요.
한국 교회가 초교파적으로 봉사단을 꾸려 서해안 살리기에 나선 것도 사태가 그만큼 심각했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앞장서서 생명과 환경을 되살리고 가진 것을 나누자는 뜻을 이번 연합예배는 담고 있습니다."
개신교계에선 태안 기름 유출 사고 이후 연인원 27만여명이 현장을 찾아 복구작업에 동참했다.
피해 주민을 위한 헌금액도 10억5000만원에 달한다.
한 번 방문에 드는 3만2000원가량의 개인경비는 별도다.
김 목사는 "서해안 살리기 자원봉사자의 70% 이상이 크리스찬이라는 말을 관계 장관으로부터 들었다"며 "앞으로도 교회가 환경을 살리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교회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적잖습니다.
드러내지 않은 채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교회로선 억울한 측면도 있겠습니다만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람은 하나님 앞에선 항상 부족한 존재이니까 5만 교회,10만 성직자(목회자) 모두 부족하지요.
그래서 외부의 지적과 비판뿐만 아니라 지적되지 않은 일까지도 끝없이 반성하고 개혁하면서 더 잘하는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다만 교회의 잘못된 부분만 너무 부각시켜 창피를 주는 건 좀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
―개신교의 양적 성장에 걸맞은 질적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지난 100년간 기독교는 참으로 많은 일을 해왔습니다.
교회와 학교,병원을 세우고 앞장서 길을 열었지요.
이제 교회가 그동안 받은 은혜와 에너지의 그릇을 선교,봉사,나눔으로 비우면 더 크고 좋은 그릇으로 쓰임을 받게 될 겁니다."
―'장로 대통령'의 취임으로 교인들의 기대가 클 것 같습니다.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너무 크게 가지면 안 됩니다.
교회는 (정치에서) 독립적이고 스스로 서 있어야 마땅하니까요.
혹시라도 대통령이나 청와대를 파는 지도자가 있다면 교회가 이를 이해하지 않을 겁니다.
대통령은 국민이 선택한 분이니 국민에게 유익함을 주는 것으로 만족해야지요.
그러므로 신자들이 욕 먹지 않으려면 대통령에게 부담이 안 되도록 두 배는 더 노력해야 해요."
김 목사는 교회 창립 초기부터 '머슴의 자세'와 '머슴론'을 강조하며 섬김의 리더십을 실천해왔다.
머슴은 주인에게 절대 복종한다,머슴은 항상 즐거운 삶을 산다,머슴은 기도·말씀·봉사·학교·직장·가정의 전문가여야 한다,머슴의 삶은 간편하다,머슴은 주인(하나님) 뿐만 아니라 주인의 자녀(사람)에게도 충성해야 한다는 게 그가 말하는 머슴론의 요지다.
그에게 섬김의 참뜻을 물었다.
"자기를 낮추는 삶이지요.
그래야 하나님의 교회와 백성을 섬기고 봉사할 수 있거든요.
교인은 어려운데 주의 종이 지나치게 화려하면 '서번트(종)'가 아니죠.엎드린 교인 위에 올라 앉아 영광을 누려서 안 될 것이고요."
김 목사는 "개신교가 앞으로는 사회와 더 열린 자세로 소통할 것"이라며 "가톨릭은 물론 다른 종교도 폭넓게 포용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경제가 어려울수록 가난한 이들의 고통은 배가된다"며 "경주 최부자가 가난한 이들을 위해 창고를 열었듯이 있는 분들이 자기 자신을 위한 쓰임은 줄이고 가난한 분들을 위해 더 많이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가가 100달러를 넘었는 데도 다들 왜 이렇게 태연한지 모르겠다"며 "출퇴근 때 '나홀로 승용차'를 줄이자는 말이 나와야 정상 아니냐"고 걱정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양대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공동 주최하는 올해 연합예배의 주제는 '생명·나눔'.지난해 12월7일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 이후 서해안 살리기에 온 힘을 쏟아온 개신교계가 환경 회복을 그리스도 부활의 신학적·실천적 의미와 접목해 정한 주제다.
생명은 환경,나눔은 섬김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연합예배에서 설교를 맡은 김삼환 서울 명성교회 담임목사(64)를 17일 만나 부활의 참뜻과 한국 교회의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김 목사는 1980년 7월 서울 명일동의 상가빌딩 3층에 명성교회를 개척해 등록교인 9만여명,주일예배 출석교인 4만4000여명의 대형 교회로 키운 인물.특히 영적 삶을 위해 그가 강조하는 새벽 기도에는 하루 5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먼저 부활절의 의미를 설명해주시지요.
"봄이 되면 모든 생명이 약동하며 살아나고 새출발을 하듯 기독교에서는 부활절이 봄처럼 소생하는 날입니다.
살다보면 교회와 개인 모두 정체성이 흔들리거나 흐트러질 수 있는데,부활절은 때 묻고 이끼 낀 것을 털고 닦아 원래 모습,원래 자리로 회복시켜주는 날입니다.
그러므로 부활신앙을 갖고 있어야 참 기독교인으로 살 수 있습니다."
―올해 부활절 연합예배의 주제가 '생명·나눔'인데요.어떤 의미를 담고 있습니까.
"우리 인간은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과 자연환경을 잘 보존·관리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는데,인간의 욕심이 이를 파괴함에 따라 어마어마한 재앙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일어난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사고가 대표적인 사례지요.
한국 교회가 초교파적으로 봉사단을 꾸려 서해안 살리기에 나선 것도 사태가 그만큼 심각했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앞장서서 생명과 환경을 되살리고 가진 것을 나누자는 뜻을 이번 연합예배는 담고 있습니다."
개신교계에선 태안 기름 유출 사고 이후 연인원 27만여명이 현장을 찾아 복구작업에 동참했다.
피해 주민을 위한 헌금액도 10억5000만원에 달한다.
한 번 방문에 드는 3만2000원가량의 개인경비는 별도다.
김 목사는 "서해안 살리기 자원봉사자의 70% 이상이 크리스찬이라는 말을 관계 장관으로부터 들었다"며 "앞으로도 교회가 환경을 살리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교회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적잖습니다.
드러내지 않은 채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교회로선 억울한 측면도 있겠습니다만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람은 하나님 앞에선 항상 부족한 존재이니까 5만 교회,10만 성직자(목회자) 모두 부족하지요.
그래서 외부의 지적과 비판뿐만 아니라 지적되지 않은 일까지도 끝없이 반성하고 개혁하면서 더 잘하는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다만 교회의 잘못된 부분만 너무 부각시켜 창피를 주는 건 좀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
―개신교의 양적 성장에 걸맞은 질적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지난 100년간 기독교는 참으로 많은 일을 해왔습니다.
교회와 학교,병원을 세우고 앞장서 길을 열었지요.
이제 교회가 그동안 받은 은혜와 에너지의 그릇을 선교,봉사,나눔으로 비우면 더 크고 좋은 그릇으로 쓰임을 받게 될 겁니다."
―'장로 대통령'의 취임으로 교인들의 기대가 클 것 같습니다.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너무 크게 가지면 안 됩니다.
교회는 (정치에서) 독립적이고 스스로 서 있어야 마땅하니까요.
혹시라도 대통령이나 청와대를 파는 지도자가 있다면 교회가 이를 이해하지 않을 겁니다.
대통령은 국민이 선택한 분이니 국민에게 유익함을 주는 것으로 만족해야지요.
그러므로 신자들이 욕 먹지 않으려면 대통령에게 부담이 안 되도록 두 배는 더 노력해야 해요."
김 목사는 교회 창립 초기부터 '머슴의 자세'와 '머슴론'을 강조하며 섬김의 리더십을 실천해왔다.
머슴은 주인에게 절대 복종한다,머슴은 항상 즐거운 삶을 산다,머슴은 기도·말씀·봉사·학교·직장·가정의 전문가여야 한다,머슴의 삶은 간편하다,머슴은 주인(하나님) 뿐만 아니라 주인의 자녀(사람)에게도 충성해야 한다는 게 그가 말하는 머슴론의 요지다.
그에게 섬김의 참뜻을 물었다.
"자기를 낮추는 삶이지요.
그래야 하나님의 교회와 백성을 섬기고 봉사할 수 있거든요.
교인은 어려운데 주의 종이 지나치게 화려하면 '서번트(종)'가 아니죠.엎드린 교인 위에 올라 앉아 영광을 누려서 안 될 것이고요."
김 목사는 "개신교가 앞으로는 사회와 더 열린 자세로 소통할 것"이라며 "가톨릭은 물론 다른 종교도 폭넓게 포용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경제가 어려울수록 가난한 이들의 고통은 배가된다"며 "경주 최부자가 가난한 이들을 위해 창고를 열었듯이 있는 분들이 자기 자신을 위한 쓰임은 줄이고 가난한 분들을 위해 더 많이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가가 100달러를 넘었는 데도 다들 왜 이렇게 태연한지 모르겠다"며 "출퇴근 때 '나홀로 승용차'를 줄이자는 말이 나와야 정상 아니냐"고 걱정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