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의 성장세에 빨간불이 켜졌나.' 최근 주요 칩 공급업체인 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의 실적 전망 하향 조정과 중국 내 판매 감소 우려 등 이상징후가 감지되면서 노키아 주가가 비틀거리고 있다.

퀄컴과 함께 세계 휴대폰용 반도체칩 선두 업체인 TI는 10일 휴대폰 수요 둔화 예상을 감안해 올 1분기 실적을 종전보다 낮춰 잡았다고 밝혔다.

TI는 올 1분기 예상 매출 범위를 32억1000만~33억5000만달러로 당초 32억7000만~35억5000만달러보다 크게 낮췄다.

EPS(주당순이익) 전망치도 43~49센트에서 41~45센트로 하향 조정했다.

TI 측은 "주요 고객사 중 한 곳에서 초고속인터넷과 영상통화 기능 등을 제공하는 3세대 휴대폰용 반도체 주문량을 줄였다"며 "그 회사가 어디인지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시장에선 TI가 언급한 업체가 최대 고객사인 노키아일 것이란 관측이 강하게 제기됐다.

영국 케이즈노브 증권은 "TI의 발표 후 노키아의 이번 1분기 3세대폰 판매가 감소했을 것이란 결론에 이르게 됐다"며 노키아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내렸다.

중국 판매 성장세의 둔화 우려도 또 다른 악재로 꼽혔다.

노키아는 이달 초 차이나포스텔과 20억달러의 휴대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지난해보다 약 20% 줄었다.

차이나포스텔이 중국 최대 휴대폰 유통업체로 중국 내 휴대폰 시장점유율이 30%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계약 규모 감소가 노키아의 중국 점유율 하락과 연결될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라이벌 기업인 소니에릭슨이 "미국의 경기침체 영향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중국 휴대폰 시장의 35%를 차지하는 노키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노키아는 아직까지 올 1분기 실적 전망 및 각종 시장의 의혹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노키아는 핀란드 헬싱키거래소에서 4.88% 내린 20.43유로에 마감됐다.

올 들어 하락률은 23%에 이른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