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는 '멀지 않은 미래(in the not-too-distant future)'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7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부진한 공급 증가와 가격과 무관하게 급증하고 있는 신흥국들의 수요를 감안할 때 미국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거나 중대한 공급 차질이 일어날 경우 원유값이 배럴당 150∼20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대한 공급 차질'이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주요 투자은행이 배럴당 200달러의 국제유가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골드만삭스는 이와 함께 2010년까지의 연도별 평균 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15달러씩 상향 조정했다.이에 따라 올 평균 유가는 배럴당 95달러,내년은 105달러,2010년은 110달러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2005년 초 국제유가가 배럴당 105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슈퍼-스파이크(super-spikeㆍ장기급등 사이클)'설을 제기하며 국제 금융 및 상품 시장에서 파장을 일으켰다.그런데 국제유가가 자신들의 예상보다도 빠르게 뛰자 전망치를 더 높인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당시 국제유가 예측치의 상단(배럴당 105달러)은 지정학적 소요가 일어났을 경우를 가정했고,유가 강세 전망이 빗나갈 수 있는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론 미국의 경기침체를 예상했었다"며 "그런데 국제유가는 특별한 소요사태 없이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져들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미 100달러까지 올랐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국제유가는 미국의 경기침체 진입이 부각되면서 소폭 하락세로 마감됐다.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4월물은 배럴당 32센트(0.3%) 내린 105.15달러에 장을 마쳤다.

국제유가는 장중 한때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침체를 방어하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면서 장중 사상 최고가인 배럴당 106.42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FRB의 금리인하로 달러 약세가 가속화될 경우 인플레이션 헤지(회피)성 자금이나 투기자금이 원유시장으로 몰려들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