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열리는 베이징올림픽 기간 중 베이징 시내 호텔(5성급)을 사용하려면 최소 1억1000만원을 내고 예약해야 하는 등 베이징의 호텔비와 승용차 렌털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 대목을 노리던 여행사들엔 초비상이 걸렸다.

베이징시 동3환 인근에 짓고 있는 웨스틴호텔은 아직 개장도 안했지만 올림픽 기간 중 1개 룸 기준으로 8500위안(약 110만원,1위안=약 130원)에 예약받고 있다. 호텔 관계자는 "예약을 하려면 최소 10개의 방에 10박 이상 조건이어야 한다"며 "그 이하는 방을 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시내 중심부에 있는 5성급 호텔은 평소가격의 8~10배 수준에서 이미 예약이 완료된 상태다. 왕푸징호텔은 650위안짜리 방이 올림픽기간 중 6100위안에 예약이 끝났으며 성건호텔은 1494위안짜리 방이 8188위안에 이미 다 팔렸다. 대형 고급 호텔들은 베이징올림픽위원회와 다국적 기업들이 싹쓸이를 하면서 방이 거의 없는 상태다. 켄핀스키호텔 관계자는 "독일계 회사가 400개의 룸을 예약했고 나머지는 올림픽조직위원회가 쓰기로 해 방이 없다"고 밝혔다. 베이징힐튼호텔은 "계약금을 가져오거나 회사 명의로 된 계약요청서를 가져오지 않으면 방값을 얘기해줄 수 없다"며 방값을 알려주는 자체도 거절했다.

4성급이나 3성급 호텔은 아예 가계약만 받고 있는 상황이다. 베이징진린호텔(4성급) 관계자는 "10박에 5만위안(650만원)을 계약금으로 일단 걸고 나중에 가격이 책정되면 비용을 완납하라"고 요구했다. "원하는 만큼 추가비용을 내지 않으면 계약금은 돌려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파트 등을 올림픽기간 중 임대해 주는 민박도 사정은 비슷하다. 작년까지만 해도 1개월 단위 계약이 가능했지만 최근 들어선 2~3개월로 계약을 요구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현재 방 3개짜리 아파트의 임대가격은 한 달에 5만위안 정도다.

렌털비용도 천정부지다. 최고급 승용차인 벤츠S600(운전기사 포함)은 홀ㆍ짝수제에 관계없이 운행할 수 있는 통행증을 붙인 차가 하루 2만3000~2만5000위안(290만~320만원)에 임대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통행증이 없는 차는 1만5000위안이다. 중대형차인 파사트의 경우도 하루 8000위안에 예약되고 있다. 계약기간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17일이 기본이어서 올림픽 기간 중 벤츠S600을 빌려 타려면 5500만원가량이 든다. "이 가격도 이달 말까지 계약할 경우이며 그 후에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임대업체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림픽 기간 중 VIP들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대기업과 단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중국SK 관계자는 "새로 지은 호텔이 완공되면 더 싸질줄 알았는데 가격이 반대로 오르고 있어 애만 태우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작년 말 65만위안을 지급하고 방 5개(10박 기준)를 확보했지만 추가로 방을 찾고 있다. 중국삼성 관계자는 "올림픽 스폰서업체로서 시내에 있는 쿨룬호텔에 상당수의 방을 확보했지만 추가 수요가 생길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여행상품을 팔고 있는 여행사들도 애를 태우고 있다. S여행사 관계자는 "작년에 확보한 방이 거의 동나서 방을 추가로 확보하려 하고 있지만 엄두가 안난다"고 전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