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업계에 그린카(green car.친환경차) 범용화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BMW,폭스바겐,포드,도요타,현대.기아자동차 등 글로벌 톱 자동차 회사들이 고연비.저공해의 하이브리드(내연엔진+전기모터) 같은 그린카 기술을 소비자 수요가 많은 주력 차종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첨단 기술력을 자랑하기 위해 일부 프리미엄 모델에만 관련기술을 채택하던 기존 흐름과는 확연히 달라진 것.

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전시장에서 언론 사전공개 행사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 '2008 제네바국제모터쇼'는 그린카 기술이 적용된 전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의 양산차량 모델로 만원을 이뤘다.

유럽과 미국 등의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도요타의 소형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가 지난해 미국시장에서만 18만대 넘게 팔리는 등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조기 대응 필요성이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BMW는 X6 두 모델을 새롭게 전시하며 나란히 그린카 기술을 적용,주목받고 있다.

뉴X6는 이 회사 고유의 '이피션트 다이내믹스'(Efficient Dynamics) 전략에 따라 주행 성능을 강화한 새로운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로,X6 하이브리드 모델은 연료 소모와 배기가스 방출을 20% 줄인 차량이다.

M3 컨버터블,1시리즈 컨버터블 등 다른 전시 차량들도 고연비,저매연 기술을 적극 반영했다고 BMW 측은 밝혔다.

폭스바겐은 인기 차종인 골프 TDI의 디젤 하이브리드를 처음 공개하면서 경유 1ℓ당 29.4㎞,3.4ℓ면 100㎞를 달릴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 7인용 밴인 샤란 블루모션도 연비가 16.1㎞/ℓ에 달할 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발생률을 10% 이상 줄여 눈길을 끌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GLK 블루텍 하이브리드를 통해 첫 하이브리드 모델을 전시했고 포드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연료 효율을 높인 소형차 피에스타 새 모델을 통해 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할 뜻을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제네바 모터쇼에 그린카 기술을 적용한 범용차를 대거 출품했다.

현대차는 차세대 소형차와 준중형차로 개발한 i10과 i30의 그린카 모델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i10블루와 i30블루로 명명된 이들 차량은 앞으로 유럽시장 공략의 주력 모델이 될 전망이다.

기아차 역시 유럽내 인기 차종인 씨드 하이브리드 모델의 5도어 버전을 첫 공개했다.

지난해 씨드 하이브리드 3도어 모델을 공개한 바 있는 기아차는 올해안에 이들 모델에 대한 본격 생산에 나설 방침이다.

제네바모터쇼 관계자는 "올해 모터쇼를 보면 하이브리드 등 그린카 기술은 더이상 미래에나 보편화될 수 있는 전시용 기술이 아니라 당장 상용화돼야 하는 현재형 기술"이라며 "그린카 기술의 범용화 경쟁이 본격 점화됐다"고 말했다.

제네바(스위스)=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