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업들은 대부분 믿을 수 없어.."

3일 코스닥 상장사인 오엘케이의 현금배당 취소 공시를 보고 나온 한 개인투자자의 푸념섞인 말이다.

오엘케이는 지난해 12월 18일 공시했던 주당 10원의 현금배당을 취소키로 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회사측은 당초 현금배당을 계획했지만 2007년도 자체 결산 결과 상법상 배당가능이익 한도가 발생하지 않아 현금배당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오엘케이의 매출액은 149억원으로 27% 감소했으며 영업적자 53억원, 당기순손실 80억원으로 전년보다 적자폭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선물거래소는 이와 관련해 공시번복을 이유로 오엘케이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예고했다.

한통데이타는 잇단 계약 무산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한통데이타는 지난달 29일 유지상사와 체결한 102억1400만원 규모의 전기아연 판매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회사측은 구매업체의 구매주문서가 제출되지 않아 구매의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계약을 해지했다고 전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공급계약 해지를 사유로 한통데이타를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예고했다.

한통데이타는 지난 1월에도 동서자원과 체결한 43억3700만원의 무연탄 판매계약을 해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한통데이타는 나우코퍼레이션에서 무연탄을 구매해 동서자원에 공급하려고 했으나 나오쿠퍼레이션으로부터 무연탄을 공급 받지 못해 계약을 해지했다고 설명했다.

상습적인 불성실 공시로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이스타비는 지난달 27일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결정 취소와 공급계약 해지 사유로 또다시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예고됐다.

이스타비는 지난해 8월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PT 이스타 인도네시아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를 해지키로 한다고 공시했다. 이스타비는 이번 계약 취소로 지난해 8월 삼경자원과 체결한 22억7900만원 규모의 역청탄 공급 계약도 해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말 이스타비는 에멀젼 연료(EP-30) 공급계약 등을 해지키로 하면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데 이어 영국소재 AC엔지니어링서비스와 체결한 12억5000만원 규모의 인도네시아산 석탄 공급 계약도 해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일부 코스닥 기업들의 이같은 공시번복을 비롯한 도덕적 해이는 최근 코스닥에 상장된 대기업들의 코스피 시장 이전을 추진하게 하는 한 원인이 되는 것으로 지적되 있다. 올들어 아시아나항공, LG텔레콤, 무학 등이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할 뜻을 밝힌 바 있다.

더욱이 코스닥 시장에 대한 인식이 악화되면 코스닥 시장의 상대적 침체 현상은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영곤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우영의 부도와 LG텔레콤 등의 거래소 이전으로 코스닥 시장의 인식이 다시 악화될 요인이 발생했다" 며 "이로 인해 우량 기업들의 탈 코스닥 시장이 확산될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오던 코스닥 시장의 상대적 약세 현상은 장기화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