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통신날개' 달고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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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고향으로 향하던 김○○씨는 장시간 운전에 지쳐 국도에서 운전 부주의로 사고를 내고 말았다.
에어백이 터지고 정신을 수습하는 사이 벌써 병원 앰뷸런스가 도착했고 경찰차도 달려왔다.
자동차에 장착된 내비게이션이 사고가 나자 병원과 경찰에 자동으로 알렸기 때문이다.
텔레매틱스 기술을 활용해 위급상황을 탈출한 사례다.
내비게이션에 이동통신을 결합,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SOS 신호를 보내 위치를 알리고 서비스 업체까지 출동하도록 한다.
텔레매틱스는 통신(telecommunication)과 정보과학(informatics)을 합성한 용어로 발로 달리던 자동차에 통신이라는 날개를 달아준 기술이다.
차량 도난시 컴퓨터로 차량의 위치를 파악하고 경찰이 도난 차량을 추격하면 원격으로 자동차 속도를 줄이는 기술 등도 개발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가장 잘 알려진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현대.기아차가 2003년 말 선보인 '모젠'이다.
2005년부터는 KTF와 제휴를 맺고 길안내를 비롯해 위험지역 알림,차량진단,비서 서비스,에어백 전개 자동 통보,주유소 유가정보 알림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양사 기술의 종합판을 볼 수 있는 서비스는 화제 속에 출시된 제너시스에 장착한 'MTS-450'이다.
기존 정보 서비스는 물론이고 이동통신망으로 영화,음악,날씨,증권 정보까지 제공한다.
1차적으로 결합된 편의 정도에다 엔터테인먼트를 더해 차를 여가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다.
양사는 3분기부터는 3세대 이동통신 '쇼'를 접목해 한층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자동차를 출고할 때부터 장착해 판매하는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아직 높은 가격 때문에 이용자가 그리 많지 않다.
단말기 가격만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데다 월마다 만만치 않은 이용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휴대폰이나 내비게이션만으로도 자동차회사 제품 못지 않은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늘었다.
저렴한 가격이 무엇보다 장점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SK네트웍스와 자동차 종합관리 서비스인 '모바일 스피드메이트'를 내놓았다.
월 4500원의 이용료로 자동차를 관리하는 차계부를 비롯해 관련 정비 쿠폰(연간 17만원 상당)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교통정보,날씨,운세 등 각종 편리한 정보까지 얻을 수 있다.
SK에너지는 다음 달부터 전국 SK주유소에서 블루투스 기능을 갖춘 내비게이션으로 각종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는 '디지털 허브' 서비스를 시작한다.
블루투스를 활용하기 때문에 별도로 통신요금이 들지 않고 콘텐츠 이용료도 무료다.
SK에너지와 제휴를 맺은 내비게이션이 전국 3500여개 SK주유소 반경 100m에 진입하면 교통 카메라나 위험 구간을 알리는 내비게이션 안전운전 데이터를 자동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영화예고편,노래방 신곡,영어회화,뉴스 등도 내려받을 수 있다.
LG텔레콤의 '패스온'은 휴대폰과 고속도로 통행료 결제기를 결합한 서비스다.
고속도로 통행료를 휴대폰으로 쉽게 충전하는 것은 물론 출퇴근길에는 최대 23% 요금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통행 이력 조회,고속도로.수도권 교통정보,예매 서비스 등 다양한 편의 서비스도 즐길 수 있다.
데이터통화료와 정보이용료를 합쳐 월 1000원의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다.
KTF 관계자는 "기존 길안내 중심의 내비게이션이 통신과 결합되면서 이제는 텔레매틱스로 진화하고 있다"며 "텔레매틱스는 자동차나 이동통신 업체에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소비자에게는 안전과 즐거움을 주는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