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6개월.' 개인이 창업한 뒤 초기 투자 비용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평균 기간이다.이 기간 중 대출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창업자의 60%가량이 폐업한다.결국 창업의 성패는 손익분기점을 앞당겨 맞추는 데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래서 모두들 주변에서 빨리 돈을 벌고 수십년간 같은 자리에서 점포를 유지하고 있는 창업 성공 스토리를 찾지만 쉽지 않다.

그러나 바늘구멍 뚫기보다 힘들다는 창업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나침반이 없는 것은 아니다.어느 동네에나 발길과 눈길이 가기 쉬운 곳에 있는 은행 지점이 그 단초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들이 서울 지역에 330㎡(100평)의 점포를 내는 데 드는 초기 비용은 평균 12억원 선.은행들은 보통 이 비용을 점포를 개설한 지 20개월 안에 뽑아낸다.일반 개인 창업보다 10개월 이상 손익분기점이 빠른 것이다.게다가 한 번 문을 연 점포는 평균 30년 넘게 간다.국민은행의 경우 지점의 90% 이상이 처음 신설 위치에서 폐점이나 이전 없이 30년 이상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장기 투자 안목으로 수십년 뒤까지 내다보고 은행 지점을 낸다는 얘기다.


또 은행 지점 배치나 형태만 봐도 주변 지역의 경제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은행 지점만 잘 알아도 부동산 투자에 실패할 확률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은행 지점 라인이 '돈맥(脈) 지도'라는 말은 이래서 나왔다.

은행이 지점 개설에서 실패를 거의 하지 않는 이유는 냉철한 상권 분석에 있다.또 혼자가 아닌 여러 명의 전문가 손을 거쳐 입점 위치가 결정되는 것도 성공 배경이다.이들의 전략은 철저하게 돈이 되는 곳에만 은행 점포를 내는 것이다.단순히 사람이 많다고 점포를 신설하지 않는다.수십년간 쌓아온 이런 점포 개설 노하우를 전문가 3인방이 풀어헤쳤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