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지난달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충격에서 벗어나 한결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5일 코스피지수는 대통령 취임식 징크스를 깨고 22.68포인트(1.34%) 올라 하루 만에 1700선을 회복했다. 국내외 지수 변동성이나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각종 지표들도 안정권으로 진입하고 있다. 채권보증업체(모노라인)에 대한 신용등급문제가 복병으로 남아있기는 하지만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우세한 편이다.

이에 따라 급반등 국면에서 단순하게 접근했던 낙폭과대주 위주의 종목 공략에도 변화를 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실적 하향 조정 추세에서 벗어나 있거나 올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은 업종 중심으로 차별화된 접근을 권하고 있다.


◆'롤러코스트' 장세 마감

최근 코스피지수는 17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수의 추세적 상승을 이끌 만한 뚜렷한 매수 주체나 재료가 없는 가운데 '미(美)바라기'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증시 변동성은 크게 낮아졌다. 김승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지수변동성을 보여주는 코스피지수 등락률 10일 표준편차는 지난 4일 2.78%까지 높아졌으나 이날 2% 아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0일간 지수가 평균값을 중심으로 ±2% 안으로 좁혀졌다는 의미다.

미 다우지수가 1만2000선 위에서 움직이면서 글로벌 증시의 각종 투자심리 지표들도 개선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스위스 프랑(가장 안정적인 통화)과 호주 달러(고위험 통화)의 교환비율로 구하는 세계 외환시장의 위험자산선호도는 지난주까지 4주 연속 상승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증권사 박석현 책임연구원은 "이머징 채권의 미 10년물 채권대비 가산금리도 올 들어 처음으로 2주 연속 하락해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모노라인 구제책의 내용이나 이번 주 쏟아질 미 경기 및 주택 관련 지표들이 또다시 증시를 출렁이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전월과 같은 급락장이 재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단순 낙폭과대는 가라

기술적 반등과정에서 재미를 보는 낙폭과대주에 대한 단순 접근도 이제는 바꿀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올 실적 개선 모멘텀을 잘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동양종금증권은 이와 관련해 정보기술(IT),산업재 관련주를 꼽았다. 김 연구위원은 "1월 대비 2월에 나온 올 영업이익 전망치를 보면 시장 전체적으로 2.3% 하향 조정된 가운데 IT와 경기소비재업종은 각각 0.9%,0.2% 상향조정됐으며 산업재는 1.9% 하향 조정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특히 IT와 산업재는 올 영업이익 증가율 전망치가 각각 49.6%,43.9%로 시장 평균(24.4%)은 물론 업종별 증가율 1·2위에 올라있다.

이경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과거 미 경기 침체국면의 업종별 등락률을 조사한 후 소재 산업재 IT 금융 업종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그는 "소재 산업재는 2분기 V자 반등을 겨냥해 매수하고 3분기 진입 시점에서는 IT 금융으로 교체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이들 업종 내 현대제철 동국제강 SK에너지 LG화학(소재) 현대미포조선 현대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태광 대한해운(산업) 삼성전자 하이닉스 LG전자 LG필립스LCD(IT) 현대해상(금융) 등을 추천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