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신흥증권 인수 이후 현대증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력과 고객이탈 등으로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예상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현대증권은 내부적으로 인력유출이나 고객이탈 혹은 영업망 위축 등의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추이를 지켜본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그룹 주력 업체인 현대차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현대하이스코 등 계열사들이 밀집해 있는 울산에 신흥증권이 신규로 진출할 경우 현대증권의 타격이 가장 클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울산 지역에 10개의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증권이 현대차 관련 주식을 타 증권사 보다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범현대가인 현대중공업 등도 물량 밀어주기에 나설 경우 그 영향은 일파만파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지만 현대증권은 일부 영향은 있겠지만,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자체분석하고 있다.

현대증권 울산지역 영업점 한 관계자는 "신흥증권 지점이 신규로 들어설 경우 현대차와 관련 계열사 물량은 빠져나간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현대차 직원들 계좌는 회사 차원에서 개입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닌 만큼 지점 영업은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또 신흥증권이 신규 지점 개설을 위해 필요한 인력을 스카웃할 것이란 설이 나돌면서 내부적으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신흥증권 인수 이후 증권부문 활성화를 어떻게 진행시킬 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움직이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는 것이 직원들의 대체적인 의견으로 알려졌다.

현대증권 한 영업점 직원은 "증권사 규모나 사원복지 등에서 큰 격차를 보이고 있어 신흥증권으로 자리를 옮길 직원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증권 관련 애널리스트도 "현대차그룹이 신흥증권을 투자은행(IB) 기능으로 특화시키고 또다른 증권사를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면서 "그럴경우 현대증권도 사정권 안에 들 수 있기때문에 직원들이 쉽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신흥증권 허용 이사는 "지점 개설이나 인력 충원 등 세부적인 사항은 현대차그룹에서 정하고 추진하는 것이여서 그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면서 "다만 내달 열리는 주주총회 이후면 그 윤곽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