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23일 삼성전자의 최대 협력선이자 주요 고객인 일본 소니가 TV용 LCD 패널을 샤프에서도 조달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정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이 신문은 소니가 삼성전자와 손잡고 2004년 설립한 합작회사 S-LCD로부터 LCD TV용 패널 대부분을 구입해왔지만,앞으로는 안정적인 물량 확보와 비용 절감을 위해 샤프로 구입처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소니는 특히 올해 안에 샤프로부터 7,8세대의 LCD 패널을 공급받는 데 이어 내년부터 가동하는 샤프의 신공장에서는 10세대 패널을 구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소니가 LCD 패널 구입처를 삼성에서 샤프로 바꾸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특검에 발목이 잡힌 삼성이 특유의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결정을 내리지 못하면서 우려했던 '특검발(發) 경영 충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일본 현지에서도 소니의 '변심'이 삼성의 경영 차질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현지 IT(정보기술) 전문가들은 "삼성이 투자계획도 못 잡고 있는 상황에서 패널 공급이 차질없이 이뤄지겠느냐는 게 소니의 판단인 것 같다"고 전했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일본 전자업계의 연합전선이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니와 샤프가 10세대 LCD TV 사업에서 손을 잡게 된다면 LCD TV 시장 세계 1위인 삼성전자의 입지가 크게 흔들릴 것"이라며 "그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LCD 패널 시장의 주도권을 쥐면서 TV 표준화 경쟁에서 앞서 갔지만 앞으로는 일본 업체들에 주도권을 넘겨줘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건호/이태명 기자/도쿄=차병석 특파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