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2세대 포함 점유율 86% 달해
87개국서 서비스...4세대도 LTE 유리


지난 10년간 세계 통신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3세대(3G) 이동통신 주도권 경쟁이 '유럽식'으로 불리는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의 완승으로 끝나가고 있다.유럽식은 2세대(GSM)와 3세대(WCDMA)를 합쳐 세계 시장 점유율이 86.6%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럽식 이동통신 사업자 단체인 GSM협회가 최근 내놓은 'GSM/3G 시장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말 현재 GSM/WCDMA 가입자는 28억4400만명으로 한 해 동안 5억8600만명 늘었다.그 결과 세계 이동통신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2.7%포인트 오른 86.6%에 달했다.

반면 '미국식'으로 불리는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이동통신 가입자는 2세대와 3세대(리비전A)를 통틀어 4100만명 늘어난 3억8100만명(점유율 11.6%)에 그쳤다.한국의 경우 2세대에서는 미국식 CDMA 기술을 주도했으나 3세대로 넘어오면서 SK텔레콤과 KTF가 유럽식으로 전환했다.



3세대 이동통신 가입자는 유럽식 위주로 늘고 있다.유럽식 WCDMA 가입자는 작년 말 현재 1억7900만명.작년에만 8000만명 늘었고 증가율은 81%나 됐다.미국식 가입자가 2세대,3세대를 통틀어 410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3세대 유럽식 가입자가 둘을 합친 것의 2배나 된다.

지난 1월 현재 87개 국가 202개 사업자가 유럽식 3세대 기술인 WCDMA를 상용화했고 이 가운데 3.5세대로 불리는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기술을 도입한 업체도 174개나 된다.반면 미국식 3세대 기술인 '리비전A'는 한국(LG텔레콤) 미국 일본 등의 일부 사업자만 도입했다.

3세대 이동통신 경쟁이 유럽식의 완승으로 끝나감에 따라 3,4년 후 상용화될 4세대 경쟁에서도 유럽식인 '롱텀에볼루션(LTE)'이 유리해지고 있다.미국 버라이즌,일본 KDDI 등 3세대까지 미국식 리비전A를 도입했던 사업자들도 4세대에서는 LTE로 돌아서겠다고 선언했다.

아룬 사린 보다폰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08'에서 "복수 표준은 세계 이동통신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모바일와이맥스(와이브로) 기술이 LTE로 흡수되거나 포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보다폰은 LTE 진영에 가세한 영국 이동통신 사업자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