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최고경영자(CEO)가 해야 할 첫 번째 임무는 정리해고다."

'구조조정의 달인'으로 불리는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은 22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를 방문,'글로벌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을 갖고 "CEO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어려운 일을 해결하는 사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영은 쉽지 않은 문제를 풀어가면서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고 CEO를 따르게 하는 과정"이라며 "힘든 과제를 풀어가는 동안 구성원들도 회사에 몰입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곤 회장은 '주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되 자신의 주관을 잃지 않는 것'을 경영자의 중요한 덕목으로 제시했다.

그는 "글로벌 현지화를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도 현지인들의 협조를 얻어 내려면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유대 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그러나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마지막 순간에는 나 스스로의 가치관에 따른다"고 강조했다.

곤 회장은 특히 "도요타자동차는 경쟁자가 아니다"며 "진정한 경쟁자는 소비자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경쟁 업체의 행보에 지나치게 신경 쓰다 보면 잘못된 방향을 따라갈 수도 있지만 소비자에게 집중하면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다는 얘기다.

곤 회장은 강연에 이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의 글로벌 원자재가격 상승과 미국 소비시장 침체 등 어려운 시장 여건을 극복할 수 있는 해법으로 △성장성이 높은 신흥시장 발굴과 △부품 등 원자재의 현지 조달 등을 제시했다.

그는 "원자재값 상승 추세가 지속되면서 모든 자동차 회사가 수익성에 대한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산업이라는 것은 주기를 타게 마련이므로 비관적으로만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르노.닛산은 인도의 바자스,미국의 크라이슬러 등 여러 회사와 합작해 신흥 시장에 소형차를 출시하고 원자재의 80% 이상을 현지에서 구매하는 전략을 통해 대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성선화/유승호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