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신한 등 주요 은행의 당기순이익이 2조원을 넘는 등 은행권이 사상 최고의 수익을 내고 있는 가운데 직원 성과급과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액 등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는 산별 교섭으로 은행권 임금이 가이드라인에 묶이자 각 은행 노조가 편법적 임금 인상의 수단으로 사내복지기금 출연 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이같이 급증하고 있는 사내복지기금 출연액이나 직원 성과급 등은 최근 예대마진 축소 등으로 위협받고 있는 은행 수익성에 큰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내복지기금 출연 매년 급증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 기업 외환 산업은행 등 7대 은행의 지난해 사내복지기금 출연액은 1662억원으로 2006년(1326억원)보다 25.3% 늘었다. 특히 출연액은 2005년 726억원→2006년 1326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이들 은행이 직원들 복지에 쓰고 남아 적립한 사내복지기금만 지난해 말 현재 7611억원에 달한다. 국민은행이 2389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 1250억원,기업 1019억원,우리 947억원 등의 순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각 은행 노조가 금융노조가 제시하는 임금인상률 이상의 임금 인상을 시도하면서 사내복지기금 출연,성과급 확대 등 편법을 요구하고 있다"며 "주인이 뚜렷치 않은 은행권의 경영진들도 이를 쉽게 수용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2005년 360억원이었던 출연액이 2006년 600억원,2007년 607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임단협에서 국민은행 노조는 "이익금에서 주주와 임원 몫을 미리 빼 직원 복지를 위한 예산은 없냐"며 1712억원을 출연하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또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일부 은행의 경우 금융감독당국이 사내복지기금을 없애라고 지적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계속 출연액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예대마진 축소로 비용 절감에 고심 중인 은행들에 부담이 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판매관리비는 전년대비 14.5% 증가한 3조6933억원으로 영업이익 경비율(Cost Income Ratio)은 전년대비 1.1%포인트 상승한 43%를 기록했다. 구용욱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들의 사내복지기금 출연금 등을 포함한 판매관리비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예대마진 축소 등 은행들의 순이자마진 등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뚜렷이 둔화되고 있어 비용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과급,배당도 급증

신한은행은 다음 달 성과급으로 990억원을 지급한다. 지난해 임단협에서 내년 초 경영목표 달성시 순이익의 5.8%를 재원으로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합의한데 따른 것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2월과 7월에 각각 100%,50%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한국씨티은행도 최근 월 통상임금의 234%라는 통합 이후 최대 성과급을 주기로 했으며 하나은행은 지난달 200%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3.2% 인상에 합의하면서 월급여의 250%에다 시간외수당 70시간 분을 더해 총 320%를 특별보로금으로 줬다.

한편 국내 은행이 올해 외국인 주주에게 지급할 현금배당도 1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와 국민 외환 한국씨티 대구 부산 전북은행 등 올해 배당을 확정한 7곳의 외국인 주주 현금배당은 1조4408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기업은행도 조만간 배당액을 결정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