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페미니즘 ‥ 조명씨 첫 시집 '여왕코끼리의 힘'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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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페미니즘의 힘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의 마음까지 움직일 수 있을 때 발휘된다.
최근 문단과 독자들이 억압과 상처,저항을 말하는 페미니즘보다 여성성과 남성성을 고루 갖추고 긍정과 능동의 눈빛을 가진 페미니즘에 열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 점에서 시인 조명씨는 첫 시집 '여왕코끼리의 힘'(민음사)에서 개방적이고 적극적인 여성성의 에너지를 제대로 보여준다.2003년 등단한 뒤 5년 만에 내놓은 시집.
가슴을 탁 트이게 하는 시원한 언어가 시의 첫 구절부터 마지막까지 눈길을 사로잡는다.
'보아라,나는 선출된 여왕이므로 곧 법이다/ 가장 강한 그대는 우리들의 길잡이,나의 남편이 되어라/ (중략)/ 행여,그대가 독불장군의 힘을 믿게 된다면/ 나는 뭉쳐진 무리의 힘을 사용할 것이다/ 짓밟힌 만신창이로 추방될 것임을 미리 알라.'('여왕코끼리의 힘' 중)
여성성을 바탕으로 한 시어들을 인간의 보편적인 고뇌로 재탄생시키는 과정도 시인에 대한 믿음을 더하게 한다.
'말랑말랑,/ 연한 정수리부터 빠져나가야 할 세상의 관문 질에,/ 태아는 발부터 밀어 넣다 사타구니에 걸리고,/ 손을 들이밀다 갈비뼈에 걸리며,/ (중략)/ 탯줄이 끊기자마자,/ 안에서도 밖에서도 외면당하는 이런 탄생,/ 도처에 있다.'('난산' 중)
출산의 고통은 자궁을 가진 여성의 것만이 아니라 무언가를 창조해낼 수 있는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시가 진행될수록 독자 또한 '난산'의 힘겨움에 동참하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인 신경림씨는 이번 시집을 두고 "조명은 동시대의 다른 시인이 가지고 있지 못한 정서와 가락을 지닌 시인"이라며 "그로 해서 우리 시단은 한결 풍성해질 것"이라고 평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최근 문단과 독자들이 억압과 상처,저항을 말하는 페미니즘보다 여성성과 남성성을 고루 갖추고 긍정과 능동의 눈빛을 가진 페미니즘에 열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 점에서 시인 조명씨는 첫 시집 '여왕코끼리의 힘'(민음사)에서 개방적이고 적극적인 여성성의 에너지를 제대로 보여준다.2003년 등단한 뒤 5년 만에 내놓은 시집.
가슴을 탁 트이게 하는 시원한 언어가 시의 첫 구절부터 마지막까지 눈길을 사로잡는다.
'보아라,나는 선출된 여왕이므로 곧 법이다/ 가장 강한 그대는 우리들의 길잡이,나의 남편이 되어라/ (중략)/ 행여,그대가 독불장군의 힘을 믿게 된다면/ 나는 뭉쳐진 무리의 힘을 사용할 것이다/ 짓밟힌 만신창이로 추방될 것임을 미리 알라.'('여왕코끼리의 힘' 중)
여성성을 바탕으로 한 시어들을 인간의 보편적인 고뇌로 재탄생시키는 과정도 시인에 대한 믿음을 더하게 한다.
'말랑말랑,/ 연한 정수리부터 빠져나가야 할 세상의 관문 질에,/ 태아는 발부터 밀어 넣다 사타구니에 걸리고,/ 손을 들이밀다 갈비뼈에 걸리며,/ (중략)/ 탯줄이 끊기자마자,/ 안에서도 밖에서도 외면당하는 이런 탄생,/ 도처에 있다.'('난산' 중)
출산의 고통은 자궁을 가진 여성의 것만이 아니라 무언가를 창조해낼 수 있는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시가 진행될수록 독자 또한 '난산'의 힘겨움에 동참하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인 신경림씨는 이번 시집을 두고 "조명은 동시대의 다른 시인이 가지고 있지 못한 정서와 가락을 지닌 시인"이라며 "그로 해서 우리 시단은 한결 풍성해질 것"이라고 평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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