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우리투자증권은 법인세 추징에 따른 후유증이 하나금융지주의 주가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며 투자의견 '보유'를 유지했다.

이 증권사 백동호 연구원은 "법인세 추징 규모를 1조6000억원으로 가정할 경우 하나은행의 BIS 자기자본 비율이 기존 8.2%에서 6.3%로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올해 신 BIS 비율을 도입할 경우 추가적으로 약 1%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IS 비율이란 은행의 안정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숫자가 높을수록 안정성이 높다고 해석된다.

백 연구원은 "BIS 비율에 부담이 있으면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기 어렵기 때문에 영업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상위 3사와의 격차가 더욱 확대되면서 하나금융의 시장지위가 약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법인세 추징으로 하나금융 M&A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백 연구원은 "시장 지위가 약해진 하나금융 입장에서 M&A는 선택사항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간 M&A를 촉진할 사안으로 국책은행 민영화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현재 논의되고 있는 것처럼 대통합으로 결정될 경우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의 M&A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민은행은 재도약을 위한 발판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시장지위가 불안한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생존의 관점에서 서로의 필요가 일치할 수 있다는 것.

백 연구원은 "아직 가능성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주가에 반영하기는 시기적으로 빨라 보이나, 국책은행 민영화 방향성이 잡힐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에는 M&A 관점에서 하나금융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목표가는 5만4000원을 유지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