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원자력 발전 기술을 수출 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는 발표가 나온 이후 원자력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형 원전이 수출된다면 동남아시장이 가장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래에셋증권은 20일 "한국형 원전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첫 해외 진출은 동남아 지역에서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증권사 양희준 연구원은 "화석연료 가격의 폭등과 이산화탄소 배출에 민감해진 사회적 분위기 등에 힘입어 원자력 시장의 장기 호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호황은 주로 미국과 중국의 수요가 견인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의 경우 104개에 이르는 기존 설비 대부분이 30년 이상 돼 교체 수요가 많고, 중국의 경우 2030년까지 총 160GWe의 원자력 용량을 갖춘다는 계획을 갖고 있어 지속적인 고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동남아시아와 중동 국가들도 최근 원자력 도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추진하고 있어 전세계적인 원자력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양 연구원은 내다봤다.

그러나 한국형 원전의 해외 진출은 현실적으로 동남아 지역 이외에는 아직 힘들다는 분석이다. 양 연구원은 "선진국 시장의 배타성과 서방 기술을 선호하는 중국 시장, 프랑스가 선점한 중동 지역 등은 한국형 원전이 의미있게 진출하기 어려운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전 수출이 동남아 지역으로 한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첫 해외 진출에 더 큰 의미를 둬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수주 거점을 다각화할 수 있는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이 원전 수출의 최대 수혜주로 꼽은 기업은 두산중공업이다. 양 연구원은 "주기기 제작 주요 업체인 두산중공업은 국내 원자력 발전소의 납품을 독점해 왔다"면서 "새 정부의 구상대로 원전 수출이 성사될 경우 향후 5년간 약 4조1000억원의 매출 증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형 원전 수출과 상관 없이 이미 업계 리더인 웨스팅하우스의 기자재 납품 협력관계를 장기적으로 구축하고 있어 세계 원자력 시장 성장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래에셋은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에 대해 목표주가 19만2000원을 제시하고 '매수' 추천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