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1700선에 대한 저항이 예상보다 거세다.한 달 만에 탈환했지만 하루 만에 도로 넘겨준 것이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 시장을 주도해온 기관투자가의 매수 여력이 펀드 자금 유입 정체 등으로 최근 현격히 떨어져 1700선이 당분간 강력한 저항대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1718.15까지 뛰어올랐으나 차익거래 위주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 나오며 1.89%(32.61 포인트) 하락한 1687.91에 마감했다.

특히 4일째 순매수 행진을 벌여온 기관은 무려 4481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기관이 2월 들어 순매도를 보인 건 1일과 13일에 이어 세 번째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 불안에 따른 영향으로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약화되면서 운용사의 매수 여력이 작년 11월 말 4조7000억원이던 것이 지금은 3조5000억원으로 24%가량 감소했다"며 "실탄이 여유롭지 않기 때문에 1월처럼 적극 매수에 나서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올 들어 외국인이 팔아치우는 물량을 기관들이 사들이며 시장을 지탱해왔지만 저점 대비 150포인트가량 상승하면서 기관의 매수세가 현저히 둔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기관의 순매수 누적치는 1월22일 200조원,이달 12일에 300조원을 넘어선 뒤 350조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외국인의 참여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이 연구위원은 "세계 증시의 펀더멘털이 변하지 않는 이상 외국인이 본격적인 매수로 돌아서는 건 기대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또 작년 12월과 올 1월 대규모로 주식을 매입한 개인이 1700선 주위에서 많은 물량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추가 상승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