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메가헤르츠(㎒) 주파수를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SK텔레콤이 독점하고 있는 800㎒ 기지국에 KTF.LG텔레콤 가입자를 접속하게 하는 로밍과 800㎒ 주파수 여유분을 경쟁사들에 재배치하는 문제가 쟁점이다.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인가 조건으로 800㎒ 주파수 문제를 제기했고 정보통신부는 20일 인가 조건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800㎒ 논쟁은 효율이 가장 좋은 주파수를 SK텔레콤이 독점하고 있어 문제라는 후발사업자(KTF.LG텔레콤)들의 주장에서 출발한다.공정위가 최근 SK텔레콤에 대해 인가 조건으로 800㎒ 로밍 의무화 조치를 내린 것도 통신시장의 근본적인 불평등 요소를 없애기 위한 것이다.

800㎒ 주파수는 PCS 서비스용인 1.8기가헤르츠(㎓)나 3세대 서비스용인 2.1㎓ 등 다른 이동통신용 주파수에 비해 도달 거리가 길고 건물이나 산 같은 장애물에 의한 손실률도 적다.이 때문에 기지국 투자비가 적게 들고 통화 품질도 좋다는 게 일반론이다.

LG텔레콤은 800㎒ 로밍에 사활을 걸고 있다.산간 도서지역,군사지역 등에서 SK텔레콤 망을 이용하면 양사 모두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LG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의 도시 외곽지역 기지국 사용률은 6~22%에 지나지 않아 로밍 여력이 충분하다"며 "SK텔레콤도 대가를 받기 때문에 이익이다"고 말했다.

반면 KTF는 800㎒ 로밍보다는 남는 주파수를 나눠주는 재배치가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LG텔레콤의 800㎒ 로밍이 먼저 이뤄지면 재배치 문제가 장기과제로 밀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눈치다.KTF 관계자는 "SK텔레콤의 800㎒ 주파수 독점으로 야기된 불평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려면 로밍보다는 주파수의 조기 공정분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800㎒ 가 뭐길래… 이통3사 왜 싸우나
SK텔레콤은 800㎒ 로밍이나 재배치 모두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유선 사업자인 하나로텔레콤 인수와 주파수가 직접 관련이 없는 만큼 인가조건에 이를 넣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주장한다.KTF가 주장하는 주파수 재배치에 대해서는 SK텔레콤 2세대 가입자의 3세대 이전 속도 등에 맞춰 순리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반박했다.LG텔레콤의 로밍 요구에 대해서도 이미 산간이나 군사지역에서 자체 기지국을 구축한 KTF 사례를 볼 때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LG텔레콤의 로밍 요구는 돈이 안 되는 도시 외곽지역에서만 경쟁사 설비를 이용하겠다는 이기적인 발상"이라며 "로밍을 도입한 일부 국가도 대부분 신규 사업자에 한해 적용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