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들은 지난해 대선에서 '경제 살리기'를 기치로 내건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을 대통령으로 선택했다.그 바람을 타고 대기업 회장,중소기업 사장,공사 사장,협회장 등 기업 출신들이 대거 4·9총선 공천을 신청했거나 곧 신청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공천 신청자 4명 중 1명 꼴(280여명)이다.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친동생인 김호연 빙그레 회장이 충남 천안을에서 국회 입성을 노리고 있다.천안을은 김 회장의 백부인 고 김종철 전 국민당 총재가 6선을 기록한 곳이다.재선 의원인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도 경북 고령ㆍ성주ㆍ칠곡에 신청,이인기 현 의원과 공천 따기 경쟁을 벌인다.

인천 중ㆍ동구ㆍ옹진에서는 인천시 정무부시장을 지내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박상은 전 대한제당 사장이 도전한다.이규민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엄광석 전 SBS 앵커ㆍ대기자 등과 생존게임을 벌인다.부산 금정은 김진재 전 의원 아들인 김세연 동일고무벨트 대표이사와 이 당선인의 한반도대운하 건설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박승환 현 의원 간 공천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백기승 전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공보대변인은 경기 하남을 지역구로 신청했다.주요 경쟁자는 정인철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이현재 전 중소기업청장,유성근 전 의원이다.

박덕흠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은 서울 구로을에 공천을 신청했다.

쟁쟁한 현 의원들에게 도전장을 낸 중소기업인도 있다.라인텍 대표이사인 우태주 전 경기도의원은 경기 용인을에서 윤건영 한선교 현 의원과,김욱주 욱일섬유 대표는 5선인 강재섭 당 대표의 지역구 대구 서구에서 공천을 다툰다.이영희 전 한국여성중소기업인협회 회장은 충북 제천ㆍ단양을 택해 송광호 전 의원과 맞붙는다.

경기 안산 단원갑의 경우 공천신청자 8명 중 기업 출신이 무려 5명이다.김석훈 다성 회장,박종철 삼남도정공장 대표,이재환 위즈코리아-위즈아일랜드 대표이사,정웅교 태백건설 회장,허숭 메디코 이사 등이다.

통합민주당에서는 20여명의 기업인 출신 예비후보들이 공천을 받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다.이창승 코아그룹 회장은 전주 덕진에서 현역 채수찬 의원에게 도전장을 낸다.임수진 한국농촌공사 사장은 전북 진안ㆍ무주ㆍ장수ㆍ임실에서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낸 정세균 의원과의 일전에 나선다.

김일주 신안건설 대표는 광주 북구갑에서 현역 강기정 의원과 공천 경쟁을 벌일 예정이고,이해성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부산 중ㆍ동에서 정의화 한나라당 의원과 '리턴매치'를 치른다.

김재일 대한건설협회 감사는 경기 용인을에서 뛰고 있다.

대기업 출신 가운데는 이동룡 전 기아자동차 부사장이 경기 광명에,이강봉 전 금호아시아나 부사장이 전북 고창ㆍ부안에 각각 출사표를 던졌다.고연호 우진무역개발 대표는 서울 은평을에서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에게 도전하며,김용명 한국토지공사 이사는 대전 동구에서 현역 선병렬 의원과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자유선진당에선 김무용 현대건설 충청지역 본부장이 대전 유성을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김원창 전 대한석탄공사 사장(강원 태백ㆍ영월ㆍ평창ㆍ정선),최병훈 동원개발 대표(충북 청원)는 각각 무소속으로 18대 국회 입성에 도전한다.

김홍열/강동균 기자 comeon@hankyung.com